솜다리, 바람꽃, 복수초, 금랑화, 제비꽃, 붓꽃, 금강초롱, 노루귀, 깽깽이 풀…….
듣기만 해도 친근감이 드는 꽃 이름이지만 정작 우리 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 우리 꽃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 꽃」박사 이유미(마리스텔라ㆍ36)씨.
이유미씨는 서울대 산림자원학과에서 식물분류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서울대에서 강의하며 산림청 광릉수목원 연구사로 일하고 있다. 동갑인 남편 서민환(마르코)씨 역시 이씨와 동기동창으로 만나 같은 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환경부 국립환경연구원 연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숲으로 가는 길」을 펴낸 저술가이기도 한 이유미씨는「한국의 야생화 대탐사」「민통선 북방지역 조사」「산림 생태계 다양성 조사 및 보존관리」등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 우리 식물 연구와 자생종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 식물을 알기 위해 국내 공부만을 고집했던 그는『우리 자연의 매력은 생활 그 자체라는 점』이라고 정의했다.『우리 선조들에게 있어 자연은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생활이었습니다. 그러다 근대화 과정에서 전통이 무시된 채 서양화되다 보니 이젠 우리 생활에서 자연이 들어설 자리가 사라진 듯한 느낌입니다.』
1년의 절반을 숲에서 생활하는 이유미씨는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내는 우리 야생화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하나보다 무리를 지어 산 전체를 강렬한 빛깔로 채색하는 그 자연스러움이 우리 꽃의 멋이요. 매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인위적으로 육종된 서양 꽃보다 그 화려함은 덜 하지만 우리 꽃을 훨씬 더 사랑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꽃을 알리는 전령이 돼버린 이유미씨는 자연을 찾을 때 마음을 열고 우리 꽃을 봐주길 희망했다. 무심코 지나치면 이름 모를 들풀에 불과하지만 마음을 열고 꽃 색깔, 향기 하나라도 관심을 가지면 숲을 찾는 열 배 백 배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인간 중심적 꽃 감상법」이 문제라며, 비뚤어진 자연관에 대해 질책했다.
『식물을 조사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찾아와「먹는 거냐」「약이냐」하고 물을 때마다 속상합니다. 왜 식물을 생명으로 생각지 않고 오직 몸에 좋은 약으로만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산에 오를 때마다 껍질이 벗겨진 채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나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이유미씨는「그린라운드」에 대비, 자연을 자원으로 생각하는 정책과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3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희귀식물과 보존 방안에 대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이유미씨는 이의 보존 지침서와 자생지역 기초 자료를 마련, 도록 출판을 서두르는 등 우리 식물 보존 작업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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