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내가 웃을 때 울고 있는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말게 하소서.
내가 즐거울 때 슬픈 사람이 있음을 내가 배부를 때 배고픈 사람이 있음을 내가 희망에 부풀 때 절망의 골짜기에 있는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말게 하소서...」
전북대 간호학과 교수이자 시인인 김금재(아나다시아·50·전주 호성동본당 )교수. 김교수는 자신이 만든 「나의기도」란 시처럼 그야말로 지난 세월을 자신의 주위에 있는 이웃의 아픔과 슬픔, 배고픔의 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다.
간호학을 전공했던 탓일까? 김금재 교수는 항상 제자들에게 『간호는 단순히 병든 환자를 돌보는 것만이 아니고 나의 관심이 필요한 곳에 관심을 주는 일. 나의 웃음이 필요한 사람에게 웃음을 전해주는 일도 간호의 한 방법』이라고 가르쳐왔던 것처럼 자신의 삶을 항상 이웃을 위한 삶으로 일관해 왔다.
특별히 김금재 교수는 주위의 도움을 요청하는 호소기사가 가톨릭신문에 보도될 때마다 단 한 번도 지나치는 법이 없이 지난 10년간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보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물방울과 같은 작은 나눔일 뿐입니다. 누굴 도운다는 생각보다는 아픔에 처해있는 이웃에게 관심을 보여주고 연대를 표시하는 일이었지요』
김금재 교수는 최근 가톨릭신문에 실린 푸캄본당 돕기를 비롯 성전건립기금과 르완다 난민 돕기, 북한동포 돕기, 백혈병 어린이 돕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곳에 매달 성금을 보내며 그들과의 끈끈한 연대를 다져가고 있다.
물론 지금도 20여 곳의 불우시설 등에 정기적인 후원금을 보내고 있을 정도며 몇 년 전에는 성소후원회를 통해 4년간 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 사제로 서품되도록 뒷바라지한 바 있다.
수십 개의 지로용지를 들고 은행에 찾아가면 은행직원의 인사 듣기가 거북해 은행을 바꾸어가며 후원금을 낼 정도로 김교수는 한 달 평균 40여만 원은 항상 이웃을 위한 사랑의 성금으로 뚝 떼어 놓는다. 물론 비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목돈은 제외한 금액이다.
빤한 교수 월급에서 이처럼 많은 성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데도 김교수는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절약되는 돈으로, 또 사치하고 낭비하지 않아 아낀 돈으로 이처럼 어려운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웃에게 보여 주었던 그야말로 작고 초라한 관심이 어떤 자랑거리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며 한사코 지면에 나서길 꺼렸던 김금재 교수.
대림절을 맞아 이제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맞고 있다는 김교수는『그분이 내게 바라시는 바를 내가 얼마만큼 이루고 있는지 생각해 볼 때 늘 부끄럽고 부족한 면을 느낀다』고 강조한다.
한때 수도자가 되기 위해 가르멜과 성가소비녀회를 찾기도 했지만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는지 꿈을 이루지 못했던 김금재 교수는 그 대신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아픔을 간직한 이웃들과의 깊은 정신적 물질적 연대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배고파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실천해야할 「사랑의 의무」라는 김금재 교수는 이러한 이웃사랑과 함께 전주교구 가톨릭교수협의회 부회장과 가톨릭문우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일반 대학으로서는 드물게 대학도서관에 가톨릭신문을 신청, 학생들에게 보게 할 정도로 열성인 김금재 교수는 이제 단 한 가지 꿈,「가진 것을 조금씩 줄여 나간다」는 그 꿈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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