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대인들에게 매력을 잃은 단어들 중의 하나가 바로「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가 저물면 책상 앞에 앉아 하얀 공책을 펼쳐 놓고 만년필에 잉크를 채워 차분히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를 쓰는 사람을 요즈음도 찾아볼 수가 있을까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오래된 베스트셀러이자 영혼의 양식이라 하지만 현대인들이 즐겨 읽지 않는 책 중의 한 가지가 바로 성서지요. 그러나 성서에서 구세주 예수그리스도를 만나고 참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배우는 것은 단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서를 읽을 때 우리 영혼은 대지로부터 영양을 받아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는 나무처럼 생명을 얻어 성장하게 됩니다.
최근 생활성서사는 현대인들에게 매력을 잃은 이 단어로「복음일기 98-날마다 그분과 함께」라는 새 책을 펴냈습니다. 사람들이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를 되찾아주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생활성서사는 이에 앞서 성서 필사자들을 위해「쓰기성서」를 펴내기도 했지요. 재미없기로 하자면 성서를 그대로 베껴 쓰는 것만큼이나 재미없는 일도 없겠지만, 많은 신자들이 이 재미없는 일을 통한 놀랍게도 영적 활력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복음일기」를 통해 얻게 될 영성적 효과 또한 기대해 볼 만 합니다.
이 책은 하나의 일기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 전례력이 실려 있고, 매일 복음과 그 복음에 따른 묵상, 그리고 자신의 묵상 일기를 기록할 수 있는 여백이 있습니다. 여기에 제시된 묵상 내용은 성서ㆍ신학적 토대위에서 그날 복음을 해설하고 묵상에로 이끌되,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평소 복음을 딱딱하고 밋밋하게 느끼던 사람도 이 묵상을 통해 말씀의 핵심을 간파할 수 있고, 또 이를 실생활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단순한 일기장이 아니고 기도 안내서이자 영혼의 성장기록 노트가 되겠지요. 하느님 말씀에서 힘을 얻어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양육하는 성령의 움직임을 감지하게 될 것입니다. 성직자나 수도자 뿐 아니라 신학생 평신도 등 모든 이들이 이「복음일기 98」을 통해 그날의 전례력에 따라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그 묵상내용을 옮겨 적음으로써 날마다 하느님의 빛 안에서 그분과 더욱 친밀하고 사랑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날마다 그분과 함께」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매력 없는 책인 반면, 날마다 그분과 함께 말씀의 단맛을 따라 살려는 사람들에게「복음일기 98」은 내년 한해 내내 한 자루의 만년필을 잡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할 것입니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고, 복음을 읽고 살아가는 사람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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