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왕보다도 더욱 돈이 많은 부자가 한 사람 있었다. 그는 왕국 바로 앞에서 왕보다 더 화려한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어찌나 구두쇠였는지 거지에게 동전 하나 공짜로 던져주는 일이 없었다. 어느 날 그는 배에 금은보석을 가득 싣고 장사를 하기 위해 이웃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그렇지만 바다 한가운데에서 풍랑을 만나 배가 뒤집힐 것처럼 출렁거렸다. 배가 물 속에 가라앉을 것 같자 이 구두쇠는 갑자기 갑판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하느님, 제발 풍랑을 거두어 저를 살려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집에 무사히 돌아가기만 하면 저의 집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겠습니다』. 구두쇠 영감의 기도가 통했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바다는 풍랑이 멎고 잔잔해졌다. 그리하여 배는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했다.
그러자 구두쇠 영감은 속으로 『내가 미쳤냐? 집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고 코웃음을 쳤다. 그러자 잠시 후 또 풍랑이 심하게 일어났다. 구두쇠는 재빨리 하느님께 잘못을 용서빌고 조금 전의 약속을 지키겠노라 기도드렸다. 어쨌든 풍랑은 가라앉고 그는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그는 하느님께 약속한 대로 집을 팔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가 왼손에 고양이 한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를 백만 냥에 파는 대신에 그 좋은 집을 동전 한 닢만 받겠다고 한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고양이를 사야지만 집을 팔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어찌 되었거나 고양이와 집이 팔렸다. 그 후 그가 거지 앞을 지나가면서 동전 한 닢을 거지의 모자 속에 던지며 하늘을 쳐다보고 말했다. 『하느님, 저는 약속을 지켰나이다』
하느님과 사기꾼 이야기 하나 더 하자. 이 세상에서 가장 사기를 잘 치는 사기꾼이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하느님, 인간에겐 10억 년이 하느님에겐 1초라면서요?』『그럼 그럼』『그럼 인간의 10억 원이 하느님에겐 1원이겠네요?』『그럼 그럼』『하느님, 그럼 저에게 1원만 적선해 주십시오』『오냐, 알았다. 1초만 기다려 다오』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불우이웃을 돕자는 구호가 나돌게 되고 많은 단체들이「자선」이란 이름으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에서도 불우이웃을 위한 모금 창구를 관청에 개설하여 성금 기탁을 받고 있으며 거리에는 구세군의 자선남비도 출현했다. 돈낸 사람들의 의향대로 제대로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선행위를 강력히 권고하는 때이다.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는 1984년 이 나라의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들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며 그리스도의 평화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대림 제 3주일을 자선주일로 정했으며 금년이 14회 자선주일이다.
자선이란 무엇인가? 자선이란 궁핍한 사람에게 그리스도교적인 사랑에 입각해서 베푸는 물질적, 경제적인 도움을 말한다. 왜 자선을 베풀어야 하는가? 예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자선은 이웃에 대한 사랑의 구체적 표현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보잘 것 없는 사람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사람은 반드시 그 상을 받을 것이다』(마태 10, 42)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그 자선을 숨겨 두어라. 숨은 것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 1~4)라고 말씀하신다. 또『첫째가는 계명은 하느님 사랑이요,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계명은 사람 사랑이다(마태 22, 37)』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은 나의 계명이라』(요한 15, 12)고 강조하신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아무리 다해도 다할 수 없는 의무가 있는 데 그것은 사랑의 의무라』(로마 13, 8)고 말씀하십니다. 집회서 17, 22에 보면『주님은 인간의 자선행위를 옥새처럼 귀하게 여기시고 인간의 선행을 당신의 눈동자처럼 아끼신다』고 나와 있다. 이렇듯이 하느님께서는 애덕의 구체적인 실천행위인 자선에 대해 강조하셨다. 예수님께서 인간 세상에 오시어 하신 일은 그 모두가 자선행위였다. 병자를 고쳐 주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마귀 들린 이를 구해 주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해주고, 문둥병을 고쳐 주고, 죽은 이를 살리고…….
우리 교회에서 말하는 구체적인 자선행위는 무엇인가? 자선에는 물적 자비의 실천 7가지와 정신적 자비의 실천 7가지가 있다. 물질적 자비 7가지는, 1.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 2.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는 일. 3. 헐벗은 이에게 입을 것을 주는 일. 4. 집 없는 이에게 잠자리를 주는 일. 5. 병든 이들을 방문하는 일. 6. 감옥에 갇힌 이들을 찾아보는 일. 7. 죽은 이들을 묻어 주는 일 등이다.
남에게 자선을 베푸는 마음, 「주는 마음」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로, 부싯돌처럼 주는 마음이다. 부싯돌은 잘 후려쳐야 주는데, 그것도 겨우 불똥 몇 방울뿐이다. 둘째로, 스펀지처럼 주는 마음이다. 스펀지는 쥐어짜야만 주는데 바짝 마를 때까지 짜야 비로소 준다. 셋째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마음이다. 나무는 거저 주는데 가지도, 열매도, 뿌리도, 나뭇잎도 거저 준다. 여러분들은 어떤 마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하기 바랍니다.
※이 강론은「말씀의 전화」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042-152」를 누른 후 사서함번호「3217」(삼위일체)을 누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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