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외신종합】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8일 성 베드로대성당에서 새 추기경 22명의 서임식을 거행하고 추기경을 상징하는 비레타(biretta)를 씌워주면서 교회를 위한 더욱 큰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이날 서임된 새 추기경에는 유럽 출신의 성직자가 16명이나 포함됐고, 북미지역에서는 3명,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인도 출신이 각각 1명씩 포함됐지만 아프리카에서는 한 명도 없었다. 이날 서임식을 마침에 따라, 현재 전 세계 추기경은 총 213명이고 그 중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125명으로 집계됐다.
새 추기경을 임명하기 위한 추기경회의가 열리던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서임 현장을 보기 위한 순례객들로 넘쳐났고, 수만 명의 신자들이 성 베드로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감동의 순간을 함께했다. 이날 서임식에서는 뉴욕과 이탈리아 여러 교구의 연합합창단이 성가를 연주했다.
서임식은 말씀의 전례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복음 낭독 후 훈화(allocution)에서 추기경단을 향해 명예가 아니라 사랑과 봉사가 추기경으로서의 삶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모든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지배와 봉사, 자기중심주의와 이타심, 소유와 선물, 사익의 추구와 거저 주는 헌신, 이 모든 대조적 자세가 서로 맞서 왔다”며 추기경들이야말로 자신의 삶에서, 자기 목숨을 버리기까지 다른 사람들을 사랑했던 예수의 모범을 따라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예식을 마친 뒤, 교황의 권고는 추기경이 된다는 것이 “보답이 아니라 엄청난 책임-매일 교황이 짊어지고 있는, 그런 무거운 책임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 안에서 인류의 고통과 죄악의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의미에서 종이며, 자신의 죽음을 자유롭게 받아들임으로써 이는 곧 모든 이들의 자유를 위한 보속이 됐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새 추기경들에게 “십자가상에서 그분의 온전한 봉헌이 곧 추기경들의 믿음의 근거요 자극이며 힘이고, 이는 곧 다른 이들을 위한 사랑과 자애의 삶 안에서 드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이날의 복음인 마르코 복음서를 언급하면서 사도들이 자칫 명예욕에 사로잡힐 유혹에 빠졌지만, 예수께서는 위대함은 모든 이들의 종이 됨으로써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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