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는 한국인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베드로) 성현 묘역의 인천광역시 문화재(기념물 제63호) 지정에 대해 “인천교구의 숙원이 풀렸다”고 말했다. 최 주교는 “교구의 숙원은 해결됐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히며 이승훈 성현 묘역을 신자들은 물론 인천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개발하고 이승훈 성현과 그 후손 순교자들에 대한 역사적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주교는 이승훈 성현이 한국인 최초의 영세자가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끌려간 한국인 중에 영세자가 있을 수 있지만 이승훈 성현이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여 우리나라에 천주교를 창립했기 때문에 최초의 한국인 영세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주교는 이승훈 성현이 배교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배교 사실이 확증된 것이 아니고 결국 순교했다는 사실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화 신부(교구 발전기획위원장)도 “배교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승훈 성현의 배교를 놓고 논란이 진행 중인데다 제사 봉양 문제로 전통을 존중한 것이지 천주교 신앙을 저버린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최 주교는 이승훈 성현 묘역에 함께 묻혀 있는 후손 순교자 아들 신규, 손자 재의, 증손 연구·균구에 대한 교구 차원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그동안 관할 본당에서만 신경을 썼지만 앞으로는 연구 전담인력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 주교는 이승훈 성현 묘역에 인접한 정수장으로 인해 신자들이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 교구가 소유하고 있는 묘역 주변 약 3만3000㎡(만 평) 넓이의 땅을 진입로와 주차장 등으로 개발할 것을 발전기획위원회가 검토하도록 했다. 최 주교는 “묘역 주변 땅을 재일교포로부터 교구가 우연히 매입하게 된 것도 이승훈 성현 묘역을 잘 가꾸라는 하느님의 섭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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