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항상 나한테 미안하다고만 해.”
“우리 엄마랑은 대화가 안 돼. 늘 자기 얘기만 하고, 내 말은 들어주지도 않는걸.”
평소 엄마와 어떤 대화를 하느냐는 질문에 초등학생들이 던진 응답이다.
“쓸데없는 짓 좀 그만해라.”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부모들이 자녀들과 마주할 때 자주 내뱉는 표현이라고 공감한 말이었다.
17일 저녁, 용인대리구 용문본당(주임 최범근 신부)에서 열린 ‘가족 간의 대화법’ 강연 시간. 참가 부모들은 내심 진땀을 흘렸다. 평소 자녀들에게 어떤 식으로 말했는지를 떠올리자 ‘아차’하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했다. 강연에서는 평소 ‘내가 왜 그랬을까?’ 돌아보는 시간에 이어, 자녀들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감정코칭의 중요성에 대해 습득하는 기회도 주어져 참가 부모들이 큰 호응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본당이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지원하는 노력의 하나로, 주일학교 학부모를 초대해 펼친 ‘가족+사랑 ing’의 장이었다. 본당은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이 올바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와의 소통과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에 착안, 대화법 강연을 기획했다.
이번 강연은 한국가족돕기연구소 김희경 강사의 특강으로 진행됐다. 또 강연에 이어서는 주일학교 초?중?고등학생들이 부모들을 위해 펼치는 다채로운 공연무대도 꾸며, 자녀들의 관심사와 역량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서로 격려하는 장을 제공했다.
특히 참가 부모들은 이번 강연을 통해 자녀들과 서로 멀어지는 대화, 서로 원수지는 대화, 서로 다가가는 대화법 등에 대해 인지하고 감정코칭을 통해 더욱 돈독한 가족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초지식을 습득하는 의미 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석원(스테파노)?장선영(아녜스) 부부도 “첫째 아들을 키우면서 양육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강좌를 통해 아이의 말을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 상대방을 알아가는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돼 매우 보람 있었다”고 전했다.
최범근 주임신부는 “부모들은 청소년들을 교회의 미래라고 부르고 청소년 시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신앙교육보다는 학교성적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 매우 안타깝다”며 “무엇보다 자녀의 현재 심리를 올바로 이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서로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가정성화에도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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