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일이면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월피동성당 앞마당은 군고구마의 구수한 냄새와 따끈한 열기로 채워진다. 퇴장성가가 끝나자마자 곧장 집으로 향하던 신자들의 발걸음도 어느새 멈춰 섰다. ‘호호’ 불어가며 군고구마를 먹는 사이 자연스럽게 정담이 오간다.
월피동본당(주임 최중혁 신부)은 지난해 12월부터 매 주일 교중미사 후 전 신자들과 함께 군고구마와 차를 나눠먹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신자들간의 화목과 친목 도모를 돕고자 최중혁 주임신부가 낸 아이디어다.
덕분에 신자들은 미사 후 삼삼오오 모여 환담을 나누고, 가족들끼리도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갖게 됐다. 본당 어르신들도 어릴 때 추억을 느낄 수 있다며 군고구마로 얻는 작은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잠시의 여유를 만끽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신자들이 입가에는 한결같이 웃음이 가득하다. 특히 본당 남성 신자들은 각기 자발적으로 나서 군고구마를 굽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군고구마 껍질을 까서 입에 넣어주는 남편과 아버지의 손길도 이날만큼은 어색하지 않게 됐다.
본당 신자 최영애(에스텔·50)씨는 “예전에도 주일이면 신자들과 차를 나눠마셨지만 지금처럼 결속력을 갖진 못했었다”며 “고구마를 함께 굽고 나눠먹는 사이, 서로 마주할 수 있는 여유를 더 가질 수 있고,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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