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은 남에게 나이기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나를 자유롭게 살도록 해주는 조용한 자존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학총장 중 가장「캐주얼」한 총장, 그래서 진정한 자유에 가장 가까운 총장 서강대 이상일 신부(예수회)가 자기 내면의 조용한 고백과도 같은 책 「째째하게 얽매이지 않고 캐주얼하게 살고 싶다」를 펴냈다.
여느 대학 총장들과는 달리 평소에는 물론 공식석상에도 거리낌 없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등장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그이기에 이번에 펴낸 책도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95년 첫 번째 저서「이렇듯 큰 행복」을 펴낸 후 두 번째로 엮어진 「캐주얼하게 살고 싶다」는 이상일 신부 자신의 자서전적인 책이다.
외아들로서 사제의 길로 들어서게 된 재미있는 배경에서부터 동성고등학교 윤리교사로 재직하며 겪었던 대마초 사건을 통해 터득한 청소년 교육에 관한 부분, 수도자로서의 길을 걷는 동안 쌓인 다양한 감상, 그리고 올 초 서강대 9대 총장으로 취임한 후 겪게 된 일 등 자연인 이상일로 살아온 삶이 은근한 향취로 배어 있다.
부끄러운 얘기, 소소한 얘기조차 진솔하게 털어 놓고 있는 그이기에 학생들에게 누구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는지 모른다.
『살아오는 동안 인생의 낙법을 수없이 터득해 왔습니다. 그간 꾸준히 해온 떨어지는 연습이 넘어지지 않고, 넘어지더라도 많이 다치지 않고 이 길을 걸어 올 수 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
총장이라는 직책이 「이끄는 위치」가 아니라 「져주는 위치」라고 말하는 이상일 총장의 메시지가 곳곳에 스민「캐주얼하게 살고 싶다」는 살아가는 처세술, 성공하는 방책술만이 판치고 인기를 얻고 있는 이때 새로움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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