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배고품을 참을수 없어 온가족이 함께 죽음을 각오하고 북한을 탈출했던 북녘 형제들의 숫자는 줄잡아 4천여명. 지금도 중국 국경지역에는 영하 수십도를 밑도는 혹한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탈출한 이들 북녘 형제들의 식량구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식량을 구해 되돌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불법으로 북한을 탈출했기 때문에 다시는 되돌아갈수 없는 식량난민들은 적게는 4천여명에서 많게는 1만여명에 달한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이들의 가장 큰 소망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한국으로 갈수있는 것이지만 그러한 행운을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상황이어서 단지 이들은 중국내 조선족을 찾아 다니며 하루하루를 두려움속에서 지낼뿐이다.
“배신자ㆍ범법자”
무엇보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대를 떠도는 이들은 북한에서는 민족의 배신자로 또 중국에서는 무단월경한 범법자로 간주되고 있기에 항상 쫓기는 생활을 반복하며 지내야 한다.
물론 한국 정부도 외교상의 문제등을 들어 외면하고 있어 이들은 이 세상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채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굶주림을 피해 자신들의 조국인 북한을 탈출했던 많은 북녘형제들 중에는 이리저리 핑퐁식으로 내몰리며 중국과 베트남, 다시 중국등지를 헤매다 어떤이는 붙잡혀 죽음을 당하고 어떤이는 인신매매단에 끌려 현대판 노예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에는 북한 식량난민 13명이 북한을 탈출, 중국과 베트남주재 한국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으나 한국 대사관에서는 이들을 며칠간 보호하다 현지정부에 신병을 인도해버림으로써 북한탈출 동포들은 졸지에 모든 희망을 저버린 채 제3국을 떠도는 신세가 된적이 있다.
북한탈출 동포들은 주로 여름에는 압록강을 헤엄쳐 중국으로 건너왔지만 겨울이 닥치면서 얼어붙은 강을 건너 중국으로 식량을 구걸하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배고픈 몸으로 길가에 쓰러져서 혹한으로 얼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국 조선족들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국경과 인접한 중국지역에서는 하루에도 북한동포들의 시체 여러구를 발견할수 있다고 한다.
중국 조선족들은 처음에는 북한탈출동포들을 같은 조선족으로 따뜻하게 맞이했지만 북한을 떠나온 동포의 수가 감당할수 없음 만큼 많아지면서 중국 조선족의 태도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안전에 대한 위협
따라서 북한동포들은 흑룡강성이나 내몽고 등 식량사정이 좋은 중국내에서 삶터를 구리고자 노력해 보지만 안전에 대한 위협과 이들의 신분적인 불리함을 이용한 현지인들의 비인간적인 위협으로 한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아 다닐수 밖에 없다.
그러나 더욱 비통한 것은 갈수록 줄어들지 않는 북한의 식량 부족사태로 이런 식량난이 계속될 경우 수백만명의 북한동포들이 영양실조에 걸리고 아사상태에 빠져 굶어죽게 된다는 사실이다.
북한을 이지경으로 만든 북한당국의 책임을 간과할수 없지만 굶고 있는 그들이 모두 우리와 한핏줄을 나눈 형제들이라는 점에서 북한동포들이 겪는 배고품의 고통은 결코 외면할수 없기 때문이다.
여름이나 가을철에는 풀이라도 뜯어먹을 수 있었지만 혹한이 몰아치는 겨울엔 순전히 북한당국이 배급하는 식량에 의존해야 하는데 북한은 현재 연간 약 3백만톤에 달하는 식량부족으로 더 이상의 배급을 할수 없는 처지이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식량을 싣고 가면 고철등과 맞바꾸어올 물건이 있어 식량교역이 조금은 가능했지만 이제는 공장의 고철류도 거의 뜯어다 팔아 버렸기에 그런 기대도 할수 없는 처지라고 한다.
어떤 탈북자들은 이런 경우를 두고 북한 인민을 이지경으로 만든 최고위 지배층인 황장엽씨같은 경우는 받아들이고 피해만 받았던 선량한 주민들은 왜 받아주지 않느냐고 남한당국에 항의를 하고 있다.
얼어붙은 압록강을 넘어 죽음을 각오한 탈출을 시도해 보지만 이들이 정착할수 있는 안전지대는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정작 정부는 이들 탈북자들을 북한동포이지 대한민국 국민은 아니라는 이유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떠돌아 다니는「꽃제비」
북한을 탈출하고 나면 또 다른 조국, 남한이 자신들을 반겨줄줄 알았지만 남한정부의 태도는 그들의 가슴에 새로운 아픔을 안겨주고 있을 뿐이다.
최근에는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돼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심각한 상태로 알려지고 있으며 중국 국경 부근에는 부모들이 떠돌아 다니는「꽃제비」(13~17세의 청소년)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가끔식 민간단체의 구조요원등이 작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갈수록 늘고 있는 식량난민들을 위한 근원적인 해소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북한식량난민 실태를 조사한바 있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의 한관계자는『북한동포들을 구하는 길은 민간차원의 동포돕기를 활성화하고 정부차원에서 적극 나서는 길밖에는 해결책이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이제 우리 정부는 해소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북한식량난을 위해, 정부차원의 긴급한 대북식량자원과 의약품의 공급으로 대량 아사를 막고 난민사태를 일단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고픔에 귀 기울여야
각 종교단체를 비롯 언론과 기업 등이 정부차원의 식량지원과는 별도로 북녘형제들이 겪고 있는 배고픔의 호소에 귀를 기울일때 남북한 동포들의 화해와 통일은 크게 앞당겨 질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성탄을 맞아 기뻐하는 동안 북녘의 형제들은 고픈 배를 움켜쥐고 우리가 밝힌 화려한 성탄트리의 불빛만을 바라보고 있다면 이땅에 태어나신 예수님의 마음은 어떨까.
배고픔을 덜기위해 북한을 탈출해 떠돌고 있는 북녘형제들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고대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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