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적 예언자적 면모 생생
격동의 한국사 속 바른 길 제시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교회의 울타리에 제한되지 않는, 격동의 한국사 안에서 세상 속으로 들어가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국가와 민족 앞에「복음적 교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눈을 뜨게 했다.
서울대교구장으로 국가와 사회변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30년 긴 세월 밤을 밝힌 김추기경이 교회와 세상을 향해 던진 강연과 강론들을 모은「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가톨릭출판사)이 나왔다.
서울대교구가 올 초 기획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 5개월여 만에 펴내는 이 책은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정리되고 보도됐던 김추기경의 모든 메시지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모두 극심한 불안 속에 불투명한 미래를 예감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추기경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에 희망을 두어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책은 모두 7개장으로 나눠진다. 제1장「모든 이가 하느님 백성으로 일치되기 위하여」는 여러 자리에서 행한 추기경의 강연을 모았고 2장「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도록」은 주로 사제와 수도자들을 대상으로 행한 강론들이다.
3장「교회는 왜 사회 참여를 하였는가?」에서는 70년대와 80년대 인간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사회정의의 푯대를 높이 들었던 그의 사도적 예언자적 면모를 보여 준다. 71년 성탄 메시지에서 절망적 상황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이듬해 시국 담화문을 거쳐「광주 유혈 사태에 대해 정부는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을 담은 4장에 이어 5장에서는 인간다운 삶의 의미와 그 완성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며 6장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절절한 심정을 노래하기도 한다.
마지막 7장은 특별히 장례미사와 추모미사 때 행한 강론을 모았다.
여기에는 최민수, 윤형중, 기후고 신부, 지학순 주교, 김선영 신부 등 성직자들의 장례미사와 함께 박정희 대통령, 장준하 선생, 장면 박사 추모미사와 KAL기 희생자 추모미사 강론도 있다. 「박종철군의 죽음을 민주 제단에 바친다」는 특히 그의 신앙과 역사, 민족적 고뇌를 보여 준다.
20년 전 김추기경이 행한 강론과 강연은 마치 어제 아침 우리에게 전해진 것과 같이 여전히 생생하고 유효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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