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은 문화체육부에서 정한「문학의 해」이다. 첨단 영상매체와 범람하는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서 문학계, 그리고 출판계가 보여주는 수세(守勢)의 몸부림이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가운데 올해도 출판 불황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 출판 관계자들 역시 새해를 맞았지만 한 해의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교회 내의 비교적「대형」이라 할 수 있는 출판사들조차 올해의 출판계를 전망하는데 있어 한숨을 앞세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꾸준하게 책을 펴내는 교회 출판계에 박수를 보내며 올해는 어떤 책들을 펴낼 것인지 한번 훑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성서 관련 서적은 기본적으로 다른 부문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성서 입문을 위한 서적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전체적으로 볼 때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도와주는 영성서적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문학 부문도 꽤 많은 종수가 발간될 예정이다.
아쉬운 것은 올해도 국내 저서보다는 외국서적 번역물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극도의 출판 불황시대를 맞아 이를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역량 있는 국내 저자를 발굴,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성인들에게 권할 만한 책들을 많이 펴내는 분도출판사의 96년 출판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신학적 인간학」전 3권이다. 「인간본성론」, 「인간 사회론」, 그리고 「인간문화론」등 3권으로 구성되는 이 방대한 저서에서 저자 볼파르트 파넨베르크는 비신학적인 현대의 인간학 연구성과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해서 개방적인 입장을 취한다.
라디오 방송담화를 모은「하느님의 선율을 노래하라」(요하네스 부어스 지음/윤선아 옮김) 는 영성생활 안내서이다. 웃토카이저의「구약성서 개론- 그 연구성과와 문제점들」 (이경숙 옮김)은 5백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구약성서의 형성사에 대한 연구 업적과 비판점을 정리, 1월 중에 선보인다.
「마음이여, 잔잔히 흘러라」는 2년전 중국 난주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은 고(故) 윤임규 신부의 유고문집이다. 뒤이어 나올 철학박사 학위논문 (주역의 생생 사상 연구) 의 우리말 번역본과 함께 고인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외에도 분도출판사는 금년 중에「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안 실비아 옮김)와 「토마스 모어」(최종고 옮김) 등 10여 종의 신간을 더 간행할 계획이다.
총 53종으로 가장 많은 종수를 계획하고 있는 성바오로 출판사는 성서 관련서적만 10종을 펴낼 예정이다. 강론집「밀가루 서말짜리 하느님」으로 잘 알려진 김영진 신부가 그 속편이랄 수 있는 「자판기 속의 하느님」을 펴낼 예정이고 가톨릭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정홍규 신부의 환경칼럼을「두레와 삶」이라는 제목으로 묶을 예정이다.
문학부문에서는 박완서, 최인호, 김홍신, 이규희, 노순자 등 무게 있는 신자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가톨릭 5대 작가선」(가제)이 주목되고 가톨릭에서는 매우 드문 하이틴 장편소설「그 아이들의 나라」(이규희 지음)도 흥미로울 듯하다.
한편 뉴에이지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 로마 그레고리안대학 이재숙 교수의「뉴에이지」가 연초에 나올 계획이다.
매년 30여 종 이상을 발행하는 바오로딸 역시 올해 출판계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황을 벗어날 획기적인 전기는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의채 신부가 옮긴「신학대전 IV」와 심상태 신부의「속 2천년대의 한국교회」는 바오로 딸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펴내는 책이다.
바오로딸은 성서에 대해「예수의 생애」(카를로 크레모나 지음/오영민 옮김)외에 4종, 영성에 관한 것으로는「영성사」(방익 지음)외 8종, 전기로는「성바오로」(카를로 크레모나 지음/성염 옮김) 와「사하라의 불꽃」(샤를 드 푸코 지음/조안나 옮김)등 3권을 펴낸다.
여성, 청소년과 관련해「매 맞는 여성」(르노르 E. 워커 지음/황애경 옮김) 과 「가톨릭 여성과 낙태문제」(팻 킹/성찬성 옮김) 가 눈길을 끌고 그 외에 자녀 교육문제와 청소년문제 관련 대화집 등이 계획되고 있다. 어린이 대상으로는 그림동화집과 창작동화 청소년을 위한 창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