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는 「어린이 미사시간중 조용히만 해주면 다행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데 신앙의 조기교육면을 생각할 때 이러한 모습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합니다』
서울 ㅅ본당의 주일학교 담당수녀는 자신의 본당 경우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중 유치부 아이들이 거의 20%에 이를 정도로 수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여러 여건상 이들에게 신경을 거의 쓰지 못하는 실정이며 교리시간은 데리고 노는데 불과하다고 들려줬다. 주일학교 행사도 고학년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미취학 아동들이 설자리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얘기했다.
서울 ㄴ본당에서 유치부를 맡아 지도하고 있는 Y양은 현제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 30명 정도의 유치부 아이들을 격주로 가르치고 있는데 「유치부 아이들을 다독거리기에는 자신의 나이가 너무 어려 벅차다」는 느낌을 갖고있다. 솜이 물을 흡수하듯 가르치는 바를 흘려버리지 않고 기억하는 꼬마들을 보면 나름대로 보람이 있지만 「이제는 고학년을 맡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ㅅ본당 주일학교 담당수녀의 의견과 ㄴ본당 Y교사의 경우는 초등부 중고등부 학생들의 중요성에 밀려 단순한 초등부 교육의 전단계로만 이해되고 있는 교회 내 미취학 아동들의 교육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시설미비, 전문교사 부족으로 요약되는 미취학 어린이들의 주일학교 교육 현실은 결론적으로 이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할 때 만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한 주일학교 관계자는 지적한다.
그는 현 교회안에서 취학 전 어린이 교육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먼저 유치부를 초등부와 별도로 생각하는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부 주일학교의 테두리에 묶어 놓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특수성을 인정, 주일학교 체제를 따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자적 유치부 주일학교 운영은 미취학 아동교육의 문제점을 비교적 쉽게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92년 주일학교 학생현황 보고서를 통해 서울대교구 교육국 역시 「유치부 교육이 실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보다 체계적인 여건은 마련되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동시에「유치부에 교재나 교구, 교사교육은 초등부 입학전의 예비과정이 아닌 정식 유치부 주일학교 교육과정으로 독립 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여기서 제시된 독자적 유치부 주일학교 운영은 그에 따른 교재나 교구, 교과 과정의 연구 개발을 가져올 수 있다.
기존 주일학교 내 별도의 독자적 유치부 주일학교를 설치하고 유치부의 대상도 영ㆍ유아와 취학전 어린이로 나누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이다.
97년부터는 취학아동들의 연령이 5세로 낮아진다. 이 같은 상황은 취학전 아이들의 교육대상이 3~4세로 낮춰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교육제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주일학교 상황에서 이에 따른 유치부 교육체제에 대한 전환은 하루라도 빨리 과감히 시도되어야 한다는 것이 관심있는 이들의 중론이다.
서울대교구 초등부 교리교사 연합회 지도 김범연 신부는 『기혼 전체 여성의 40여 %가 직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가정에 취학전 아동들의 신앙교육을 전담시키기에는 무리가 많다』고 전제하고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미취학 아동들에 대해 적극적 사목적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이것은 인간성 교육과 참인간 교육을 교회가 맡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유아 전문교사 인력을 확보하는 문제에 있어서 대구대교구 ㅇ본당 유치원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ㄱ수녀는 본당 유치원과 주일학교의 적극적인 연계를 제시하기도 한다.
유치부 주일학교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본당 유치원과 상호협력, 적어도 기존 주일학교에서 유치부 만이라고 전문교사가 교육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것.
또한 주부들을 교사로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ㄱ수녀는 밝힌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그들의 특성을 살피면서 신앙을 가르쳐 줄 수 있기 위해서는 유아들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세살버릇 여든간다」는 속담은 신앙교육면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교육을 시키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면을 고려해 볼 때 유아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ㄱ수녀는 『엄마손을 잡고 성당문을 들어서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성당에 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느끼게 되고 어렴풋이나마 하느님을 알아가게 된다면 교회의 쳥소년 사목은 이미 절반을 완성한 셈』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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