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나라의 통일 과정과 통일 결정요인
<독일>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며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전후 동ㆍ서독으로 분단되어 냉전의 최전방에 놓이게 되어 구조적으로 통일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더욱이 1961년 베를린 장벽으로 독일의 분단은 고착화 되었다.
그러나 1969년 새로 수상이 된 사민당의 브란트 수상은 이른바 「동방정책(Ostpolitik)」을 표방하며 소련, 폴란드와 수교 후 1972년 12월 동독과 「동ㆍ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함으로써 평화공존, 상호교류를 바탕으로 양독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
이후 동서독은 「접근을 통한 변화」를 모색하면서 인적ㆍ물적교류의 심화를 통해 분단에서 오는 고통을 크게 완화했다. 1980년대 후반 페레스트로이카의 충격으로 동구 사회주의 체제가 그 뿌리부터 흔들리면서 독일의 통일과정은 급류처럼 진행된다.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듬해 3월18일 자유총선, 5월18일「통화, 경제 및 사회통합」조약, 8월31일 「통일조약」을 거쳐 1990년 10월3일 통일이 선포된다.
독일 통일의 결정요인을 말하자면 서독의 정치, 경제, 사회체제상의 절대적 우위가 그 대내적 요인이다. 즉 서독의 뛰어난 민주역량, 경제력, 그리고 복지수준이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한 동독을 압도했다.
이밖에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및 동구의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인하여 주변환경이 서독에 유리하게 조성된 것이 독일 통일의 대외적 요인이었다. 그밖에 브란트와 콜 등 걸출한 정치가들의 뛰어난 리더쉽과 통찰력이 통일에 크게 기여했다.
<베트남> 베트남의 분단은 1954년 제네바 회의에서 북부지역의 독립과 남부지역에서의 계속적인 프랑스 지배를 인정한 결과였다. 1955년 미국의 개입으로 독립정부를 수립한 남부정부는 프랑스 식민시대의 친프랑스 세력이었던 관료, 지주, 자본가들이 지배권을 장악, 식민지적 사회성격을 그대로 이어갔다. 반면 북부지역에서는 호찌민 정부가 통치이념으로 민족주의적 성격을 강조하는 사회주의를 채택하고 남베트남 해방을 목표로 삶았다.
1960년대 이후 가열화되는 공산침투에 대항하여 미국의 밀도있는 군사개입이 시작됐으나 끝내 미국은 전쟁에서도, 협상에서도 북베트남을 이기지 못했다. 1975년 4월 사이공 함락으로 전쟁은 종결되고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흡수병합했다.
베트남 공산화 통일의 밑바탕에는 이 나라가 역사적으로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지배를 받아왔고 그 결과 공산주의 세력과 민족주의가 접목될수 있었다는 데서 찾아진다.
따라서 북베트남의 공산화 투쟁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전개되는 것으로 인식된 여지가 컸다. 이에 반해 남쪽의 경우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못한채 잦은 정변이 계속됐고 정치적 정당성이 약한 정부는 다시 뿌리깊은 부패로 얼룩져 대중들과 계속 유리되었다.
<예멘> 예멘은 16세기 초부터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받았는데 19세기 중반에는 남예멘지역이 영국에 점령당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되어 각기 다른 국가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이후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북예멘에서는 회교 군주국을 거쳐 1962년 이후 공화정부가 세워졌고 남예멘에서는 1967년 이후 공산정부가 들어선다.
장기간에 걸친 반복된 협상의 결과 북예멘과 남예멘은 1992년 5월22일 일대일의 동등한 비중의 대등통합 방식으로 통일을 선포한다. 그러나 통일 4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정치인들은 상호불신을 해소하지 못하고 전면적 내전을 치루고 1994년 7월7일 북예멘 군대가 남예멘 수도 아덴을 점령함으로써 예멘은 무력으로 재통일된다. 전국은 내전으로 피폐되고 경제적 위기는 심화된다.
1990년 남예멘과 북예멘간의 통일협상이 합의점을 찾게된 것은 석유발굴로 인한 예멘인들의 심리적 변화와 고르바초프의 새로운 외교정책으로 냉전체제가 범세계적 차원에서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멘의 정치통합은 남북예멘 주민들간에 정치적 응집력이 형성되기 이전에 법적, 제도적으로 달성되어 정치적 응집력이 낮고 경제적 내부 결속력도 약했다.
그 결과 예멘의 통일은 무력대결로 귀착되어 결국 힘의 논리에 의해 완결되었다. 예멘이 재분단 위기로 치닫게 된데는 양 예멘의 분열을 조장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책도 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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