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孝)는 충(忠)의 근본이었으므로 교화의 목표가 되었으며 효자 열녀는 양반, 중서(中庶), 천민을 구별하지 않고 권장하고 포상하였다. 각 지방에서 효자, 열녀를 추천하여 예부에 올리면 대신들이 심사하여 1등급에 속하는 효자와 열녀는 정문(旌門)을 세워주고 그 다음 복호(復戶 : 부역과 세금을 면제)를 내리거나 상품을 수여하였다. 열녀나 효자가 나오면 가문에 큰 영예였다.

역대 왕들은 대개 가을에 좋은 날을 정하여 양노연(養老宴)을 베풀고 고령의 노인들에게 통지하여 참석하게 하였다. 지방에서는 지방관이 양노연을 베풀었다. 역대 왕들은 효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모든 백성들에게 스스로 모범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국왕이 관직에서 은퇴한 사대부나 사대부의 부모에게 궤장을 하사하고 병이 나면 의원을 보내주고 죽으면 관곽(棺槨)을 하사하기도 하였다. 일반 서민일지라도 고령자들에게는 술, 고기, 쌀, 약품, 전모(氈帽)를 하사하고 때로는 기침하는 노인을 위하여 약초를 넣어 만든 엿을 하사하였다. 선조때 이거(李據)의 모가 1백세이므로 왕이 매월 양식을 지급해 주고 이거에게 가선대부(嘉善大夫)관작을 내리니 서울에 사는 어린이들이 다음과 같이 노래를 지어불렀다 한다.

『어머니는 아들로 인해 귀하게 되고

아들은 어머니로 인하여 귀하게 되니

늙은 어머니 화락해지고

그 아들은 공백(公白)이 되었다네』

양노연이 궁중에서 열리면 양반 뿐 아니라 천민까지도 참석할 수가 있었다. 왕은 할아버지들이 모인 곳에 참석하고 왕비는 할머니들이 모인 곳에 참석하였다. 할머니들은 남편의 직위에 따라 앉히고 천민 출신 할머니들은 좌우 행랑과 뜰에 앉혔다. 대개 양노연에 70세 이상된 노인은 음식이 네 접시, 80세 이상은 다섯 접시, 90세 이상은 여섯 접시를 공궤하였으며 1백세 이상된 노인은 여덟 접시의 음식을 차려 집으로 보내 주었다.

세종때 인정전에서 양노연을 베풀었는데 노인 1백22명이 참석하였다. 노인들이 일어나 춤을 추자 세종도 함께 춤을 추었다고 한다. 세종은 노인들에게 말린 고기와 부채를 하사하고 노인들에게 임금 앞에서 절하는 것을 면제해 주었다. 국가에서 관리 중에 고령의 부모가 있으면 먼 곳으로 발령을 내리지 않는 것이 통례였다. 부모가 70세가 되면 아들 한 사람이 돌아가서 봉양하고 80세가 되면 아들 두 사람이 돌아가서 봉양하고 90세가 되면 아들이 모두 다 돌아가서 봉양하게 되어 있었다. 유학(幼學) 황윤점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를 극진히 섬기는데 첫 닭이 울면 옷을 단정히 입고 북극성을 향해 아버지의 장수를 빌고 아버지가 다니는 길에 돌들을 뽑아 버리고 아버지가 병이 나면 변을 맛보았다 한다. 단종때 경상도 청도군의 김극일은 어머니가 등에 부스럼이 나자 직접 빨아 주었으며 부친이 이질에 걸리자 변을 맛보았다 한다. 현종때 울산의 여비 향춘은 남편을 여의고 시어머니와 두 어린 아들과 살았는데 홍수가 나서 집이 물에 잠기게 되었다. 향춘은 두 아들을 버리고 시어머니를 구출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자식에 대한 사랑을 버리고 효도를 다하였다. 하여 마을에 정문을 세워주었다. 효행을 주제로 하여 쓴 심청전은 이런 사회적인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조선시대에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면 사형을 시키고 살던 집은 허물어 못을 만들고 읍호를 강등시켰다가 10년이 지나야 복귀시켰다. 부모를 제대로 봉양하지 않으면 국가에서 사형 다음가는 중형을 과하였다. 순창의 봉학(奉鶴)이 부모를 제대로 섬기지 않았다 하여 장 1백대를 결장하고 3천리 유배형을 과하였다. 또 마을에서도 부모에게 불효를 하면 마을 사람들이 불효한 사람을 잡아다가 「명석말이」나 「북돌림(조리돌림)」을 시켰다. 명석말이는 죄인을 잡아다가 명석에 말아 일정한 기간 음식을 주지 않고 가두어 두는데 때로는 매도 때린다.

북돌림은 때로는 관에서도 하였는데 교우 이기도(바오로) 얼굴에 회칠을 시키고 머리에 글을 써서 달고 등에는 큰 북을 짊어지게 하고 포졸이 뒤에서 북을 치며 장마당을 돌며 『이 악한은 천주교인이요 반역죄인이다. 이놈은 임금을 섬기지 않고 부모도 공경하지 않아 인륜을 어겼다』라는 말을 큰소리로 외치자 구경꾼들이 구름처럼 모여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