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청 내에 위치한 종교음악연구소, 단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앳된 소년 소녀들의 초롱한 눈망울이 지휘자인 김 수녀의 손 끝을 떠나지 않는다. 호흡을 가다듬고 박자에 신경쓰는 표정들이 진지하면서도 평화롭게 느껴진다. 어린이 그레고리오 성가대(단장=성정미, 지도=김 카타리나 수녀)의 연습시간.
어린이 그레고리오 성가대(Pucri Cantores)는 지난 94년 9월 샬트르 성 바오로회 김 카타리나 수녀가 5명의 아이들을 모아 처음 시작됐다. 지금은 초등학교 3년생부터 중학교 3년생까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21명의 정단원이 있다. 제대로 모양을 갖춘 것은 1년 남짓된 셈이다.
성가대의 연습은 묵주의 기도로 시작한다. 요즘은 방학이라 수ㆍ목 이틀을 할애하지만 학기중엔 매주 일요일 오후 1-3시까지가 연습시간. 단원들은 합창단을 위해 매일 주의기도를 봉헌하는 것이 의무이고, 공연을 앞두고서는 9일기도를 바치기도 한다.
그동안 주교좌 계산성당을 비롯해 상리, 효목, 내당, 평리성당에 초청돼 연주를 했고 대구 가톨릭대학교 선목축제와 평화농장 돕기 자선음악회에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1월23일 젊은 이를 위한 윤일축제에 초청돼 시민회관 무대에 선 것이 대외적인 첫 공식무대였다.
단장 성정미(중3ㆍ모니까)양은 『처음엔 생소하고 어렵기도 해 고생했다』면서 『이젠 자신감도 생기고 친구들도 많아져 신나게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입단했다는 막내 김민지(그라씨아ㆍ국3)양은 『친구들과 놀다가도 연습시간이 되면 곧장 달려온다』면서 『그동안 몰라보게 목소리가 좋아진 것 같다』며 제법 어른스럽게 말한다.
일년에 두 차례씩 방학을 이용해 열리는 야외 음악캠프도 아이들에게 기다려지는 시간. 4일 동안 연습 외에도 수영과 등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무장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부모님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이 문젭니다. 혹 공부에 지장을 주지나 않을까 해서죠. 단원은 지금 수준으로 유지할 생각입니다만 남자 아이가 한 명 뿐이어서 아쉽습니다』
김 수녀는 지금의 아이들이 커서도 성가대 활동을 계속하고 이들 가운데서 앞으로 성가대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가 나와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아름다운 그레고리안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세상에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 될래요. 또 유명한 합창단이 되어서 전국, 아니 해외에서도 공연을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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