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큰아들이 백혈병과 싸워온 지 13년. 김연자씨(41)는 이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막다른 길에 부닥쳐 따뜻한 이웃의 사랑에 호소하고 있다.
김선엽(세자요한 16)군이 백혈병 판정을 받은 것은 4살때인 지난 83년. 남의 이야기로만 알았던 그 몹쓸 병마가 아들을 덮친 것이다. 그로부터 13년. 꺼질 듯 하면서도 가녀리게 숨을 이어간 선엽이가 생명의 위기를 넘긴 것도 수십번이다. 아들 곁에서 새운 밤은 얼마인지 셀 수도 없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에만 해도 김연자씨는 남편 김용석(44)씨와 함께 식당을 경영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렸었다. 아이가 병으로 누운 뒤 남은 재산은 차츰 줄어들다가 이제는 조그만 지하 셋방에서 시어머니를 포함한 다섯식구가 겨우 몸을 누이고 있다.
끊임없이 쏟아부어야 하는 병원비에 전세금마저 빼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모는 우울증에 간질, 남편은 속이 상해 술을 입에 댓다가 위를 버려 제대로 음식도 못 먹고 누워있는 형편이다. 엄청난 병원비에 빚은 사방에 깔려있다.
주위에서는 언론이나 복지기관에 도움을 청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보겠다』며 지금까지 온갖 고생을 감수했다. 가장 오래 투병생활을 해왔다는 것 때문에 TV에서 취재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행여 선엽이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염려해 정중하게 거절했었다.
선엽이는 현재 아무 음식도 입에 대지 못하고 영양제 주사와 몰핀, 그리고 항암제로 연명하고 있다. 때문에 뼈가 푸석푸석해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다. 병이 너무 오래되고 깊어 골수이식 수술도 할 수 없다.
모기소리만한 목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간신히 눈을 뜨는 선엽이를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천근만근이다. 『그저 한 시간만이라도 더 선엽이가 제 곁에 있었으면…』
※도움주실분=국민은행 004-01-0526-872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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