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봉쇄 수도원에서 수도하는 어느 수사가 쓴 글들을 대구 가톨릭대학 교수이신 전달수(안또니오)신부가 우리말로 옮겨 재편집한 것이다.
◉ 대단히 큰 기쁨
어느 날 하늘에서 큰 잔치가 벌어질 것이라고 대천사 가브리엘이 발표하는 소식을 듣고는 천사 두 분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갑자기 천사들의 합창대가 노래를 시작하더니 황금 나팔이 울려 퍼지고 음식상이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지금 무슨 축제가 벌어지고 있지?』라고 천사 한 분이 물어보자, 『방금 지상에서 성인 한 분이 교황에 의해 시성되었다네』라고 다른 천사가 대답했다.
축제가 끝난 후 그들은 삼위 일체이신 하느님께서 빛나는 광휘 속에 나타나시는 것을 보았다. 성부 성자 성령 옆에는 성모님이 서 계셨다. 모든 천사들과 성인들도 함께 자리하였다. 그 때 하느님께서 힘찬 음성으로 「더 크고 웅장한 연회를 베풀라」고 명령하셨다.
하느님이 한번 눈짓을 하시자 천상의 무지개가 하늘을 매우 아름답게 장식하였다. 수많은 천사들의 무리가 성인들의 목소리와 화답하면서 대단히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진주와 보석들이 영원한 봄에 피는 꽃들처럼 구름속에서 퍼져 나오고 아름다운 보석으로 꾸며진 탁자 위에 아주 맛있는 음식과 귀한 술이 준비되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한 천사가 다른 천사에게 또 물었다. 『이번 잔치는 지난 번 잔치보다 더 화려한데, 지상에서 무슨 일이 생긴거지? 하늘이 왜 이렇게 야단법석인가?』그러자 다른 천사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지상에서 지독한 죄인 하나가 죄를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보았다는 거야…』
주 예수님께서는 죄인의 회개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 두어라. 이와 같이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 아홉보다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는 것을 하늘에서는 더 기뻐 할 것이다』(루가 15,7).
<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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