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딸 출판사는 일반 독서계를 겨냥한 출판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위해 도서출판「열린」이라는 출판사명을 새로 등록, 의욕적인 새 출발을 시도하고 있다.
출판사 측은「바오로딸」이라는 출판사명이 종교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출간되는 모든 책이 종교서적이라는 인상을 일반 독자들에게 심어줌으로써 간접선교나 출판사 운영에 있어 한계가 있다고 판단, 대중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출판사명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장 홍순흥 수녀는『서점을 가보면 가톨릭 서가가 구석에 배치돼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며『일반 대중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종교색을 탈색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출판사명에서 종교색을 배제하는 것은 이미 지난 88년 가톨릭 출판사가「새남」이라는 이름으로 출판사 등록을 함으로써 시도된 바 있다.
「세상에 열려있다」는 의미를 갖는 도서출판「열린」이라는 명칭은 수도회 내부적으로 공모, 여러 의견 중에서 선정한 것으로 교회내에 국한되던 수요를 확대, 보다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출판사명에서 종교색을 탈색시켜야 할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교회 출판계 안에서 여러 차례 논의돼 온 바 있고 바오로딸의 경우 이미 초창기에「대조사」라는 이름으로 몇 권을 출판한 예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지금까지 본격적 실시가 유보돼 오던 중 출판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교회 내 독서 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시점에서 출판계를 활성화시키고 보다 넓은 출판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새 출판사명 등록이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 출판사가 운영하는 도서출판「새남」의 경우, 지금까지 60여 종의 책이 발간됐다. 특히 지금까지 모두 29권이 나온 새남 소년문고는 가톨릭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어린이 독서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나도 발명가가 될 수 있다」, 「별빛 어린 강물위에 꽃잎은 흐르고」등도 호평을 받으며 상당 부수가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새남」의 경우, 주로 아동용 서적이 발간돼 왔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는 내릴 수 없지만 대체로 독자들로 하여금 종교서적이라는 선입견을 없애는 데에는 상당한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바오로딸은 단지 또 하나의 출판사명을 갖는데 그치지 않고 이에 부합되는 영업 전략을 재수립, 기존의 선교부를 강화하기로 했다. 즉 대형서점을 포함한 외부 서점들에 대한 영업에 담당 수녀들이 직접 나섬으로써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하기로 했다.
또 정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시대적 요청과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따라 지속적인 기획 출판을 해나갈 계획이다. 도서출판「열린」의 이름으로 출간되는 책들은 주로 문학과 아동물로 기존의 영성이나 묵상, 성서, 신학이나 철학 등 종교서적들은 바오로딸에서 그대로 펴내게 된다.
현재「열린」이 기획중인 책으로는 독일벽지 본당사제의 청빈한 삶을 그린 서정적 작품인「석회석」(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지음)등 단행본 4권이 있다.
홍 수녀는『대중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지명도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펴내는 것이 가장 손쉬운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여건이 어렵다』며『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양서만을 출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세상을 향해「열린」출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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