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가 운영하는 어린이 전문서점이 문을 열었다.
「떠돌이 시인의 나라」, 「이야기 있는 세상」, 「솔숲마을 사람들」등으로 어린이들 사이에 잘 알려진 동화작가 이가을(57)씨가 자신의 이름을 따 서초동에 마련한 「가을 글방」이 그것이다.
이씨는 이 이색적인 서점이 단지 어린이용 책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음악과 차를 곁들여 어린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40여 평의 널찍한 공간에 절반은 책, 절반은 의자와 테이블로 마련해 두었다.
원래 이가을씨가 서점을 시작한 것은 지난 77년, 이미 10여 년 전이다. 처음에는 일반 서점으로 시작했다가 84년에 어린이 전문서점으로 바꿨다. 하지만 당시는 어린이 서적의 출판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어린이 서적에 대한 인식도 미흡해 1년 만에 운영을 포기해야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대규모 서점에도 무엇이 좋은 책인지 안내해 주는 사람도 책도 부족합니다. 좋은 책들 중에는 상업성을 앞세운 힘 있는 출판사가 펴낸 책들에 밀려 채 진열되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가을 글방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다른 서점들과는 달리 「책 안내자」가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문을 연지가 얼마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지만 한번 다녀간 손님은 글방주인의 어린이와 책에 대한 깊은 애정에 「감화」되어 「단골」이 되어버린다.
글방을 찾는 손님은 아이의 연령이나 성격, 발달단계에 따라 가장 적절한 책을 소개 받는다. 이가을씨는 손님 중 절반 이상이 자신이 권해준 책을 구입한다고 설명한다.
가을 글방은 「어린이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우선 공부의 중압감에 시달리는 도시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토요일마다 글방에서 작가와의 만남, 시낭송회, 동화구연 등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12주 과정의 독서, 글짓기 교육강좌를 개설한다. 미취학 아동과 국민학생 등 2개반으로 나눠 1주일에 한번 실시할 어머니 강좌는 아이들에서 어떻게 책 읽는 습관을 가르칠 것인지에서부터 본격적인 독서, 글짓기 지도까지를 포함한다.
작가들로 구성된 좋은책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책을 읽고 검토해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해주고 그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가을 글방 소식지」에도 실을 생각이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으면 내년부터는 방학을 이용한 문학캠프도 열 계획이다.
※가을 글방=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61-1 서초빌딩 3층 (전화:539-6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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