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감사합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전국적으로 거행된 2월13일 오후 3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서울 한 귀퉁이의 작은 학교에서는 여느 학교에서 보기 힘든 눈물의 졸업식이 열렸다.
서울 강북구 미아3동에 위치한 청각장애아 재활학교인 서울 애화학교(교장=송제옥 수녀)에서는 초 중 고등학교 70여 명의 졸업식이 거행됐다.
꽃파는 상인 하나 눈에 띄지 않는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졸업식은 소외된 장애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듯 했다.
졸업식과 상장 수여에 이은 「선생님과 부모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는 순서.
재학생 대표가 글을 읽어 내려가자 졸업식장은 곧 눈물바다가 됐다. 선생님도 학생도 학부모도 모두 서로 얼싸 안은채 눈물을 터뜨렸다.
학부모와 가족들은 인근 일반 고등학교 정문에서 어렵게 사온 꽃다발을 졸업생에게 전해주며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했다.
열심한 신앙생활과 모범적인 학업생활로 서울대교구장 상을 수상한 이미경(세실리아ㆍ21)양은 『그동안 선생님들이 가르쳐준 것을 사회에 나가 실천하며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하고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사랑을 마음속에 항상 간직하고 있다』면서 울먹였다.
김수환 추기경은 수화통역으로 전달된 졸업미사 강론을 통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재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온 졸업생들의 그동안의 노력을 치하하면서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살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비록 그들이 소망하는 것을 말할 수는 없는 장애인이지만 졸업식장에서 보여준 이들의 눈물은 항상 마음속에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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