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자 단체 활성화 해법을 찾아라
신자 제단체간의 친화력을 불어 넣어줄 해법을 찾아라. 신앙 자유 이후 한국 천주교회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복음화 운동의 원동력이 되어 왔던 신자 제단체들이 최근 그 기능을 점차 상실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교회내 각 단체별로 두드러진 현상으로 타 단체와 어울리지 않고 단체 구성원끼리만 강한 결속력을 보이고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해 『이러다가 혹 신자 단체가 와해되지 않을까』하는 위기감마저 갖게 한다.
신자 단체들이 친화력을 잃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신학자간에 다양한 견해가 제시돼 왔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목자들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본당에서 무리하게 단체들을 세분화 하다보니, 단체별로 비슷한 부류의 신자들끼리만 어울리게 돼 소속 단체만을 생각하는 역작용이 파생됐다」고 진단한다. 본당에서 신자 단체별로 친화력을 떨어뜨리는 일차적 책임이 사목자들 자신에 있다는 겸허한 자기 반성의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단체에 소속된 평신도들의 잘못된 기준도 적지 않다. 한 사목자는 『일부 평신도들이 신자단체 운영에 있어 지나치게 일반사회 단체화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신앙공동체를 일반사회 단체와 똑같이 인식하는 한 그 단체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목자들은 그래서 『신앙공동체를 일반사회 단체화하고, 소속단체 구성원끼리만 어울리려 하는 지나친 결속감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조심스럽게 충고하고 있다.
● 단체를 개방하자
한국 천주교회가 1980년대와 90년대에 질적, 양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어오면서도 위기의식을 갖는 근본적인 요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교회 관계자들은 위기의 배후 요인으로 사회에 팽배해 있는 개인주의와 소집단 이기주의의 교회 유입을 손꼽는다. 교회가 도시집중화, 중산층화 되면서 자연적으로 관료화, 보수화, 경직화되는 양상을 드러내고 신자들도 「끼리끼리」모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본당 내에서 일부 신자들의 소집단화가 다른 계층의 신자들을 교회 밖으로 떨어져 나가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신자 단체의 소집단화가 본당 공동체를 약화하는 직접적인 동기인가?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은 신자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93년 12월에 영세했다는 서울 강남의 채모씨는 『영세 후 주변의 권유로 본당 단체에 가입하려 했더니 연령제한은 물론 「갓 영세해 안된다」, 「기혼이어서 안된다」는 등 갖가지 규제와 조건이 까다로워 처음에는 성당에서도 사람을 차별하나 싶어 상당히 불쾌했다』며 『소속 단체에 대한 긍지와 열심도 좋지만 권위적이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영세업을 하는 한모씨의 경우는 『신자 단체의 로고나 심볼스티커를 붙인 차량을 볼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나도 저 모임에 들 수 있을까 하면 주눅이 들곤 한다』며 『적극적으로 자기가 소속한 자기 단체를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신자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세심함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공동체 운동 실무를 맡고 있는 한 사목자는 『신자 구성원끼리 그 단체 안에서 강한 연대감을 갖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단체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상당히 바람직하고 긍적적인 면』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신자단체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모든 신자들에게 보다 개방적이고 단체 간에 친화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오늘날까지 한국 천주교회의 발전 상황을 되돌아보면 신자단체들의 활동이 복음화 운동의 기초를 이룰 정도였다』고 평가한 그는 『신자 제 단체들이 보다 친화력을 갖고 연대할 때 그 폭발력은 우리가 기대하는 그 이상의 것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획기적 자구노력 없으면 이탈 불가피
한국 천주교회가 본당 대형화로 인한 신자들의 소외감을 들고 이탈 현상을 막기위해 적극적으로 권장했던 단체 가입이 오히려 단체 구성원간의 지나친 결속력으로 말미암아 공동체 의식을 와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음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랫동안 본당 임원으로 활동해 왔던 한 사목위원은 『신자단체들의 소집단화 현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이를 긍정적 방향으로 유도할 획기적인 자구(自救)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중견 신학자는 『신자들이 각 단체 구성원들에 대해 위화감을 느끼고 또 이를 조장하는 신자들이 자주적인 신앙관을 갖지 못함도 문제지만 일차적으로 신자단체별로 연대감을 심화시켜 주지 못한 교회의 사목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앙생활은 실리 위주의 이기적 행위가 아니라 모든 생활의 가장 기초가 되는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한 신학자의 말에서 본당 공동체의 결속력을 키워나가는 해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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