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공연 시즌을 맞아 다채로운 무용 공연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이색적인 소재의 현대무용 2편이 3월15~16일 양일간 서울 서초동 예술에 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였다.
화제의 작품은 바로 96년 박인숙 지구 댄스 시어터의 춤 「잿빛 비망록」과 「이삭줍는 사람」.
낙태 반대 창작 무용극 「마리아 콤플렉스」를 공연했던 박인숙 교수(마르타ㆍ한성대)가 안무를 맡은 이번 공연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형식에서 탈피, 우리사회의 현실적 제 문제를 과감히 소재로 도입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잿빛 비망록」은 1989년 전국을 뒤흔들어 놓았던 5공 청문회를 작품 소재로 하여 광주항쟁, 삼청교육대, 언론 통페합 등을 현대 무용으로 표현했다.
「잿빛 비망록」은 특히 초연 당시 못다한 이야기를 수정, 보완해 다시 무대에 올려 흥미를 더해줬다.
점점 메말라가는 현대산업 사회의 틈바구니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인간의 아름다움과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이삭줍는 사람」은 매우 서정적인 작품 분위기로 현대무용의 연기와 테크닉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으로 찬사를 받았다. 또 공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무대 디자이너 이태섭 교수가 무대미술을 담당해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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