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영화는 에로와 폭력이 난무해 「언제 봐도 좋은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교황청이 최근 「어떤 중요한 영화들」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좋은 영화 45편은 교회가 어떤 영화를 보라고 권하는지, 가톨릭의 시각에서 어떤 작품들을 높이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다.
교황청이 영화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45편의 영화들 중에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에서부터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에 이르기까지 영화 탄생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망라하고 있다.
특히 「벤허」,「간디」,「자전거 도둑」,「오즈의 마법사」같은 작품이 포함돼 있는가 하면 「십계」같은 고전이 탈락돼 있고 루이 부넬의 무신론적 작품인 「나자린」등 다소 비판적인 시각의 작품들도 끼어 있어 눈길을 끈다.
순수 오락 영화인 제임스 스튜어트 주연의 「멋진 인생」과 「라벤더 언덕의 도둑떼」역시 교훈이나 메시지 전달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보고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선정됐고 그래픽 화면 등을 포함해 나체와 폭력 장면이 있는 「쉰들러 리스트」도 유대인 학살을 표현하기 위해 필연적인 묘사로 받아들여 45편 중에 포함됐다. 하지만 물론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장 클로드 반담류의 폭력이나 외설물들은 당연히 제외됐다.
영화 선정 책임을 맡은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 의장 존 폴리 대주교는 『작품들을 선정한 것은 선정된 영화에 신성함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신자들에게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를 선별토록 해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영화 평론가들은 『영화에 대한 교회의 시각이 시대와 함께 변해 상당히 유연해졌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가톨릭교회는 이에 앞서 지난해 가을 미국 내서 상영중인 영화에 대한 평을 제공해주는 무료전화 서비스를 마련했는데 지난 4개월간 무려 10만통의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적 가치를 반영한 작품으로는 1924년 올림픽에 참가한 두 영국 육상선수의 이야기인 「불의 전차」와 말론 브랜도 주연의 「워터 프론트」, 무성영화인 「불관용」, 최근 작고한 프랑스의 명장 루이 말의 「잘 있거라 아이들아」와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데루스 우잘라」외에 「간디, 「오르부아르 레장 팡」등이 선정됐다.
예술성이 높이 평가된 작품으로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우주 오딧세이」,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 프리츠 랑의 무성영화 「메트로폴리스」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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