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빨리 집으로 보내주세요. 주일에는 애가 집에 붙어있질 않아요』
『우리 애가 성적이 떨어졌어요. 부모 생각도 좀 해주세요』 『엄마가 공부 때문에, 학원 때문에 주일학교에 나가지 말고 행사에도 참가하지 말래요』
주일학교를 담당하는 서울○○본당의 ○신부는 매주일 저녁때쯤이나 주일학교 행사를 앞둔 시기가 되면 이 같은 이야기들을 수없이 부모들과 학생들로부터 들어야 한다. 이 신부는 덧붙여 어느 토요일에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어린이 미사 후 그 신부는 아이 손을 이끌고 사제관 문을 두드린 한 여성신자의 방문을 받았단다. 그 신자의 용건은 자신의 아이를 주일학교에서 빼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학원도 가야하고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들과 함께 미사를 보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정도는 담당 사제와 상의를 하기위해 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성의가 있는 편이라고 그 사제는 평했다. 대부분 주일이 되어 아이들이 성당에 간다고 하면 미덥지 못하게 여길뿐 아니라 아예 노골적으로 「가지 말것」을 권유하는 부모들도 많다는 것. 당연히 공부에 시간을 뺏기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서울대교구 중고등부교사 연합회 지도 조재연 신부는 현재 주일학교에 대한 부모들의 태도는 『신앙과 성적을 분리하는 모습』이라고 밝히며 『부모들이 협조하지 않는 한 향후 주일학교 활성화는 힘들다』고 말했다.
주일학교에 대해 달갑지 않게 대하는 부모들의 유형은 세가지다. 주일학교에 협력하기 보다는 비판을 가하는 「제3자」의 입장 그리고 아예 아이들을 보내지 않는 「방관자」, 그리고 주일학교에 출석은 시키나 마음으로는 보내지 않는 입장으로 나눌 수 있다.
서울대교구 교육국 91년도 청소년 통계 현황을 볼 때 전체 주일학교 교육대상자 16만2천6백93명 중 8만4천76명(51%)만이 주일학교에 다니겠다고 등록하고 있고 또 등록한 학생들 중에서도 64.3%가 출석을 하고 있다.
전체 교육대상 학생 중에서 30%만이 주일학교에 출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통계는 결국 20~30년후 가톨릭 교세는 현재보다 70%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는 신자 부모들에게 자녀들에 대한 신앙교육을 의무로 부과시키고 있다. 결혼한 부부들은 부부간 사랑과 일치의 선물로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자녀들을 하느님 뜻대로 잘 키우고 가르쳐서 다시 하느님께 돌려드릴 소명을 가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주일학교 활성화를 위해 부모들에게 요청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 같은 부모의 신앙교육 의무를 아는 것과 함께 자녀가 올바로 성장할 수 있는 기준을 「오직 성적」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입시 성적위주의 사회, 핵가족화로 점차 이기주의화 되어가는 사회 현실에서 주일학교는 신앙교육을 통한 훌륭한 인성교육의 장소라 할 수 있으며 또래집단과의 만남으로 사회성 배양 가능성이 충분한 장소이다.
결론적으로 주일학교 활성화에 있어 부모들의 긍정적 협조는 미래 한국교회 모습을 위해서도 중요한 관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각종 신자 재교육을 통해 신앙교육 주일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역설해야 한다. 또한 주일학교와 함께 부모교육 등을 정례화, 성인신자들의 신앙심을 정립시키는 교육 기회도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부모들의 신앙이 바로 서 있을때 신앙보다 공부를 우선으로 하는 모습들은 자연히 없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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