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사와 서울대교구 주평국 신부가 공동 주최한 전국 도보 성지순례가 3월19일 오전 10시 부산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에서 부산교구 총대리 김계춘 신부가 주례한 감사미사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당초 부산교구장 이갑수 주교가 주례할 예정이었으나 한국 주교단의 사도좌 방문 관계로 출국함에 따라 총대리 김계춘 신부와 가톨릭신문 사장 최영수 신부, 주평국 신부, 부산교구 교육국장 신요안 신부, 차장 오창근 신부 등이 이날 폐막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전국 도보 성지순례는2 월22일 오전 10시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 성신교정에서 출발, 3월19일 부산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까지 26박27일 동안 4백40㎞를 걷는 대장정의 순례길이었다.
3월13일 전주교구 전동성당에서 제3차 순례 구간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 대구에 도착한 순례단은 계산동성당과 관덕정, 순교자의 묘소가 있는 신천동성당을 순례했다.
대구에서 가톨릭신문사 임직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순례단은 대구대교구 총대리 서정덕 주교와 사무처장 최시동 신부,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영수 신부, 비서실장 이용길 신부, 관리국장 장정식 신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영수 사장신부가 베푼 만찬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서정덕 주교는 주평국 신부의 건강을 묻는가 하면 참가자 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오른쪽 발바닥이 갈려져 곪은 상태로 순례를 강행해오던 주평국 신부는 이날 휴식 시간을 이용,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도보 순례를 계속해 참가자들에게 큰 감명을 주기도 했다.
또한 이날 대구 지역 언론들의 취재 열기도 대단, 전국 도보 성지순례에 대한 관심이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까지 확산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에서 경남 언양을 거쳐 살티공소까지 이동한 순례단은 미리 마중나온 부산 교회사 연구소장 송기인 신부를 비롯한 부산교구 교육국 차장 오창근 신부와 임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
오창근 신부는 특히 이날부터 부산 오륜대까지 순례단과 동행해 지쳐있던 주 신부는 물론 순례단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한편 이번 도보 성지순례에서 가장 난코스로 꼽혔던 살티공소부터 순교자 김영제 묘소와 죽림굴, 김 아가다 묘소까지의 코스에는 전날부터 비가내려 순례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비가 오는 가운데도 순례단과 부산지역 신자, 오순절 평화의 마을과 한국 순교 복자회 수녀들 등 1백여 명이 우의 차림으로 참석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를 맞으면서 산행을 계속하는 순례단이 해발 6백미터 지점에 이르러서는 비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 무릎까지 빠질 정도의 폭설을 맞기도 했다.
해발 8백미터 지점에 있는 최양업 신부가 기거하던 죽림굴에 도착한 순례단은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야외에서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굴 안에서 순교자 현양미사를 봉헌했다.
발디딜 틈도 없이 신자들이 꽉 들어찬 굴안에서 봉헌된 이날 미사에서 주평국 신부는 『순교 선열들의 넋이 살아있는 것을 느낀다』며 감동적인 어조로 말문을 연 후 『오늘의 감동을 잊지 말고 후손들에게 순교 선열들의 정신을 전달해주도록 노력하자』고 피력했다.
미사를 마친 순례단은 해발 1천83미터의 간월산 정상에서 김 아가다 묘소까지 눈을 헤치며 강풍과 싸워가며 순례를 계속했다.
양산에 여장을 푼 16일 저녁에는 부산교구 교육국장 신요안 신부가 바쁜 사목일정 중에도 순례단을 찾아와 저녁식사를 베풀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주평국 신부는 3월18일 오륜대에 도착하자 마자 부산 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의 초청으로 강연회에 참석, 도보 성지순례 체험담을 발표했다.
한편 이번 전국 도보 성지순례에 참가 주 신부와 전 구간을 함께했던 10명의 순례단은 오륜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며 한달간의 순례 체험담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가톨릭신문이 이러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줄 것을 요구하고 늘어나는 해외보다 국내 성지순례를 더욱 홍보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순교 선열들이 목숨과 바꾼 신앙의 열정을 확인하고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됐다는 순례단원들은 이번 도보 순례 체험을 기초로 더욱 충실한 삶을 살아갈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전국 도보 성지순례단에는 이미 보도됐던 전병홍, 김덕문, 채수강, 김상구씨 외에도 육군 대령출신인 이종국(다미아노ㆍ60)씨와 서울 가톨릭 미술가회 회원인 서양화가 박영욱(리아ㆍ47)씨 그리고 신자가 아니면서도 이번 행사에 참가, 김수환 추기경과 많은 신자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던 약사 신문희씨와 탁구선수 출신 김영주씨 등이 참가, 4백40㎞의 힘든 여정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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