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요한은 소독약을 앞에 놓고 왠지 눈에 거슬리던 빛나는 귀걸이를 스스로 풀었다.
개학을 며칠 앞두고 요한을 데리러 온 엄마에게 요한은 이렇게 말했다.
『엄마, 그동안 제가 이 젊음의 집의 꽃이었어요. 보세요 저 큰 대강당 무대에서 제가 만든 춤을 추었어요. TV에서 공연하는 것 같았어요. 어린이들이 제 춤을 보고 박수와 함성을 보내자 마치 스타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저 큰 식당에서 생전 처음 설거지 봉사도 했어요. 힘들긴 했지만 정말 재미 있었어요』. 서울로 떠나는 날, 요한은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젊음의 집을 둘러보러 왔다. 『이젠 잘 할 수 있어요. 노력해 보겠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는 요한의 뒷모습에서 자신감과 새로워진 모습을 보았다.
한달 후 서울에서 감사로움이 넘치는 감동스런 편지가 날아왔다. 요한은 기쁘게 새로운 학년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모두는 변화된 요한의 삶의 모습을 그려보며 기뻐했다. 그러나 며칠 후 요한의 엄마가 울먹이며 전화를 했다. 『수녀님, 우리 요한이가 또 아빠에게 매를 맞고 있어요…』. 고통스런 요한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왠지 힘이 빠졌다.
요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부모에게 매를 맞는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다. 교육적인 의도를 가진 사랑의 매라면 그래도 낫다. 문제는 어른들의 고통과 삶에 대한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한 샌드백 역할을 하는 청소년들에게서 일어난다. 매를 맞으며 성장한 청소년은 성인이 된 다음 매 때리는 아버지나 남편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일탈 청소년들의 행동변화는 가정 특히 부모의 편견적인 시선의 변화없이는 어렵다. 청소년과 부모 모두 함께 변화될 때만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는 변화될 것이다.
부모들 중 많은 이들이 자녀에게 물질적인 부유를 마련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녀들은 전혀 다른 것을 기대한다. 청소년들은 개인적인 문제를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내자를 찾고 있다.
청소년들을 교육하는데 있어 훌륭한 부모가 되려면 그들이 홀로 설 수 있도록 방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지나친 소유나 애착은 자녀를 망가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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