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자리에 교구장님을 모시고 민족화해학교 1단계 수료식을 갖게 된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가자 여러분 모두에게 마음 깊이 축하를 드립니다.
6개월이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동절기에, 연말연시 등 가장 분망한 시간들로 짜여진 지난 6개월 교육기간에 여러분께서는 나 하나만이라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밑거름이 되어 보고자, 또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보고자 하는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한결같이 강의에 참석해 주시어 오늘의 이 영광된 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화해와 일치를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것은 역사를 주관하시고 생명을 섭리하시는 창조주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것이며 우리는 이 일을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은총의 선물로 받고 있는 증인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체가 유기체로서 서로 관련하에서 생성하며 발전해 나가듯이 우리 민족공동체도 긴 역사속에서 역동적인 생명운동을 거듭하면서 상충과 분열, 보완과 통합을 교차하면서 더 새로운 공동체, 더욱 활발하고 보람된 번영을 누리는 민족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어느 민족보다도 한 많고 동족간의 상처로 고통을 당하는 우리 민족이 우리의 노력을 통해 참된 용서와 화합으로 극적인 평화통일을 일구어 낸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과 온 인류와, 나아가 하느님께 큰 영광이 될 것이 확실합니다. 비록 우리의 시작이 그렇게 큰 것이 아닌 것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미 작은 불씨는 살라 놓았습니다. 사실 우리는 약하고 보잘것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부르시고 이 일을 시작하신 분은 전능하신 주님입니다. 이제 우리가 구세주의 어머니 마리아와 같이 마음을 열고 주님의 뜻에 자신을 일치시키며 주님 평화의 도구로 우리를 내어 드린다면 우리가 합치는 정성과 노력들이 주님의 은총으로 백배, 천배의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민족화해학교는 앞으로 계속해서 다양하고 심도 있는 강의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이 학교에 동참하는 여러분 모두가 함께 할 지속적인 화해실천에 계속 지원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일상적인 생활속에서 작은 희생을 민족의 참된 화해를 위해 봉헌하고 용서와 기도를 바치며 근검 절약과 나눔을 통해 참된 민족의 화합과 일치를 다져 나가야 할 것입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온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하는 일이며 모든 신자들이 노력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선 민족화해학교 참가자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 기도와 희생과 나눔의 실천운동을 확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주어져 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민족화해의 밝은 빛이 남북한의 모든 국민들의 마음에 퍼져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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