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육기관도 아닌 곳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천주교를 알리는 가두선교 활동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4월4일, 오전 7시를 전후한 등교시간, 이날 경상고등학교(교장=권희태) 가톨릭 학생회 회원들은 경상여자고등학교(대구시 북구 침산동)에서 선교책자「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를 등교길의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가두선교 활동을 펼쳤다.
『여학교라 그런지 처음엔 쑥스러워서 혼났습니다.「저도 신자인데요」하며 인사할땐 참 반갑고 힘도 나더군요』. 부끄럽기는 책을 받아가는 여학생들도 마찬가지.
가톨릭 학생회는 이틀전인 4월2일 같은 시각에 모교인 경상고등학교 교정에서 등교길의 급우들에게 가두선교 활동을 펼쳐 이틀간 3천여 권의 선교책자를 학우들에게 나눠줬다. 또 4월10일에는 상주공업고등학교와 남산중학교에서 각 학교마다 결성된 가톨릭 학생회 회원들이 선교책자 1천부를 나눠주며 등교길 가두선교를 펼쳤다.
이번 선교활동은 경상고등학교 권희태(레문도)교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에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품. 학교법인「경희 교육재단」의 설립자이며 대구대교구 한ㆍ중 친선협회 회장이기도 한 권 교장은 작년 12월 결성된 가톨릭 학생회(지도=지충원)를 활성화 시킬 방안의 일환으로「가두선교」를 실시했다.
『직접 선교를 해 봄으로써 자신이 신자임을 확인하게 되고, 신앙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지요. 또 신자로서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되고요. 저는 이것이 학생들의 심성 및 인간성 계발과도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권 교장은 이렇게 말하면서『가톨릭 교육기관이 아니어서 혹 오해는 없어야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가톨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학원(學園)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제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인다.
경상여고의 경우 가톨릭 학생회원이 2백여 명에 이르고 신자교사도 전체교사의 10%정도로 활성화 되고 있다.
3월28일 입학기념 및 학생회 미사를 집전한 이판석 신부는『비가톨릭계 학교인데도 선교활동을 펼친 학교 측과 특히 교장선생님의 용기에 감사한다』면서『많은 가톨릭 교육기관에서도 이러한 운동이 전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 뿌듯합니다. 이런 활동도 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습니다』. 50여 분 간의 가두선교를 마치고 서둘러 학교를 빠져나가는 학생들 얼굴엔 부끄러움보다 당당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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