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16,1~4 마태28,1~4 루가24,1~2 요한20,1
사도교회는 예수의 부활사실에 대하여 유대 지도자들이 퍼뜨린 소위 「부활 사기극 설」의 흑색선전에 대항하여 사실을 사실대로 가르치는 어려운 일에 당면하였다. 사도 베드로가 예수 부활후 50일이 되는 오순절에 설교한 첫 내용은 예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다는 것이 었고 이 복음 설파는 가식없이 부활 당시에 있었던 그대로를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사도4,8).
얼마후 각 복음서도 부활 당시에 일어났던 사실 그대로를 순박하게 글로 전하고 있다. 만일 예수 부활에 대해 조금이라도 가장이나 가식이 있었다면 예수께서 무덤속에서 일어나 무덤 덮게들을 열고 천사들과 함께 나오는 광경을 지어냈을 것이다. 그러나 복음서 어느 구석에도 예수께서 부활하시는 광경을 전하는 말은 하나도 없다. 매 복음서는 하나같이 안식일 다음날 아침 예수의 무덤이 시체없이 비어있었다는 기사로 예수 부활 복음을 시작한다.
안식일은 저녁 해가 짐으로써 끝난다. 이제부터는 8일간 계속되는 대축제가 시작된다. 그러나 8일 축제 중 첫 날과 마지막 날은 휴일이다. 스승 예수의 십자가상 비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봤던 부녀자들은 예루살렘 성 안의 어느 친지집에 모여 있었을 것이다. 그 부인들은 막달라의 마리아를 필두로 (차)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마태오는 다른 마리아라고 했음), (장)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살로메, 그리고 헤로데의 신하 쿠자의 아내인 요안나가 거명되는데 그동안 예수를 따라다니던 다른 부녀자들도 같이 있었을 것이다.
이 부인들은 안식일이 끝나고도 하루밤을 더 지내고 주간 첫 날 아침 새벽동이 트자 미리 준비했던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향했다.
그런데 각 복음서마다 무덤에 달려간 여자들의 명단이 조금씩 다른데 유독 막달라의 마리아만이 네 복음서에 공통으로 거명되었고 그것도 맨 첫번에 이름을 들고 있다. 특히 요한 복음서는 오직 막달라의 마리아 이름만 내세우고 있다. 그것은 복음사가들이 부활 사실을 전하면서 직접 체험했던 제자들의 말에 의거하여 글을 썼고 제자들에게 부활 사실을 전하는 일에는 막달라의 마리아가 열성적으로 앞장섰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막달라의 마리아가 베드로와 주님의 사랑을 받던 제자에게 달려가서 『그들이 시체를 어디로 가져갔는지 우리는 모르겠습니다』라고 보고 한데서 보듯 「우리」라고 복수를 사용하였다. 이것으로 봐서 무덤에 갔던 부인들은 여럿이었음이 확실하다.
한가지 이상한 것은 부녀자들 그룹에 성모 마리아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아드님의 십자가 충격으로 아직도 몸져 누워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복음사가들이 부활사실을 전하는 것은 유대인들의 흑색선전에 대항하여 사실을 알린다는 목적이 있는 만큼 이 사실의 목격자들 중 장본인의 어머니를 거론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았을 것이다.
하여튼 부인들은 무덤을 향해 가면서 「무덤 입구를 막은 그 큰 돌을 굴려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그들이 가기전에 그곳에는 큰 지진처럼 땅이 흔들렸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그 돌을 굴려내고 그 위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은 섬광처럼 눈부셨다. 이 광경을 보고 경비병들은 혼비백산하여 그만 까무러쳐 실신하고 말았다. 부인들이 도착했을 때 그들은 돌이 이미 옆으로 굴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무덤을 찾는 것으로 시작하는 예수부활의 이야기가 부녀자들의 선수(先手)로 시작됐다는 점이다. 여자들은 무덤돌을 어떻게 굴릴까 방법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시체에 향유 바를 생각 하나만으로 무덤을 향했던 것이다. 그리고 무덤에 가서는 돌이 굴려져 있는 것에는 놀라지 않고 시체가 없어진 일에만 놀랐다. 주님께 대한 열절한 사랑, 그것만이 이 부인들에게는 중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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