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럴 수가 있어요? 대학입시를 앞두고 임신을 하다니!』
애지중지 키우던 딸이 「미혼모」가 되어 나타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아 어쩔 줄을 몰라했다. 사랑하는 딸이 대학에 가서 성공(?)하기를 바라며 모든 것을 베풀었던 그 부모는 딸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그래서 어른 흉내를 내다가 미혼모가 된 딸을 온 몸이 멍이 들도록 때렸다. 그리고 남자 친구와 만나지 못하도록 심하게 단속하였다.
그리고 비신자인 그 남학생의 부모를 만나 책임문제를 두고 크게 싸웠다. 그 남학생 부모는 처음엔 미안해 하더니 똑같이 화를 내며 책임을 회피하였다. 견디다 못한 딸은 졸업을 몇 달 앞두고 가출을 하여 한 친구의 도움으로 낙태를 한 후 어디론가 사라졌다.
『당신은 가정에 있으면서 딸을 어떻게 가르친거야?』
『자식 교육은 나만 시키는 거예요?』
그 학생의 부모는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부부싸움을 하였다. 그러다가 별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미혼모가 된 딸을 수용하지 못했던 그 가정은 아픔으로 깨어지고 말았다.
그 가족을 알게 될 무렵, 미혼모였던 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내 아들이야!』하며 자신의 아들을 소개했다. 아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던 그 친구도 졸업식을 앞두고 임신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어 큰 고충을 겪어야 했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들은 큰 충격과 실망을 감추지 못하였다. 사랑하는 큰 딸을 대학에 보내고 싶었던 그 아버지의 꿈은 산산이 무너졌고,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여 미혼모가 된 딸을 이해하기로 결정하였다.
『모든 생명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소중한거야. 그 아이가 태어나서 어떤 인물이 될 지 누가 아니?』
그 아버지는 성당 마당에서 우리를 만났을 때 너털웃음을 웃었었다.
세간의 체면보다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손자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솟구치는 화를 참고 아직 재수생인 딸의 남자친구와 만났다. 그리고 비신자인 남학생의 부모와 만나 결혼을 시키기로 합의를 보았다.
우리들 옆에서 미소짓고 있는 그 친구의 듬직한 아들을 보며 미혼모였던 그 친구 부모님의 신앙적인 결단이 얼마나 큰 기적을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청소년 시기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시기이다.
요즈음 영상매체 등 여러 사회문화적인 요인 때문에 10대 미혼모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혼모를 둔 가정이 그들의 실수를 따뜻하게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어디로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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