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의 본질, 핵심을 탐구하는 연구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현대 세계와의 대화 즉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하는 개방성이 한스 큉의 신학이 갖는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올 초 가톨릭대학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손희송 신부의 논문 「그리스도교 신학의 근본 규범인 예수 그리스도-한스 큉 신학에 나타난 그리스도 중심주의」가 가톨릭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왔다.
한스 큉은 79년 자신의 저서를 통해 교황 무류권 논쟁을 야기함으로써 가톨릭 교수 자격을 박탈당한 인물이다. 손희송 신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교의 근본 규범인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하고 그리스도교를 그 원천인 그리스도로부터 새롭게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교회의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고 현대 세계와 대화하려는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손 신부는 논문 제1장에서 큉의 신학에서 일관된 그리스도 중심주의, 아래로부터의 그리스도론에 대해 살펴보고 2장에서는 역사의 예수가 갖는 구체적인 모습, 3장에서는 역사의 예수를 신학의 중심에 둘 때 신학의 여러 주제들은 어떤 결과를 갖는가를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4장에서 요약과 비판적 평가를 하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파고드는 큉의 연구 자세는 오늘날 한국에서도 논의의 대상이 되는 토착화, 복음화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다. 손 신부는 『토착화, 복음화에서 최종 규범은 항상 복음이 선포되는 지역의 상황이 아니라 복음, 즉 예수 그리스도』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한국적 상황을 무조건 많이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 성공적인 복음화, 토착화라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스 큉이 그리스도를 신학의 중심으로 삼은 것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82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룩 대학교로 유학, 92년 귀국한 손희송 신부는 이번 박사학위 취득으로 『10년간의 짐을 비로소 벗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학 박사학위 1호라는 이유로 과분한 시선을 받는 것 같기도 해 송구스럽지만 국내 박사학위 취득의 선두에 섬으로써 앞으로 많은 국내 학위자가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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