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한국 주교회의 춘계 주교회의에서는 소신학교의 폐교가 결정됐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서울대교구 등 각 교구는 사제 지망생들의 모임을 나름대로 구성, 성소자들의 지도 체계를 마련하게 된다.
서울 공덕동본당 주임 송명은 신부. 송 신부는 바로 이런 배경하에 서울대교구가 78년 7월 시작한 「예비 신학생 모임」 1기 출신 사제이다.
『아마 당시 예비 신학생 모임을 가지 않았더라면 신부가 안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대학을 갈까 신학교를 갈까 고민이 많던 시기에 성소를 굳힐 수 있도록 큰 힘을 주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사제 성소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가졌었다는 송 신부는 고3 되던 해인 78년 7월, 교회 홍보매체를 통해 신학교 지망생 피정 소식을 보게 됐다. 호기심 차원으로 참가했던 송 신부는 피정을 통해 『아! 사제란 그런 사람이구나』하는 뚜렷한 사제상을 갖게 됐고 그 후 계속적으로 마련됐던 월모임을 통해 신학교 입학의 꿈을 실현했다. 남을 도우며 살 수 있다는 삶이 사제되기를 희망한 가장 큰 매력 요인이었다고 송 신부는 들려줬다.
86년 2월 21일 사제로 서품된 송 신부는 올해로 서품 10년째를 맞고 있다. 예신모임을 통해 함께 입학했던 10명 동기 중 송 신부는 유일하게 사제로 서품됐다.
『신학교 입학 의사를 밝히자 집안에서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다고 반대를 했습니다. 그 같은 상황에서 예신지도를 맡았던 수녀님과의 대화 상담은 많은 힘과 격려가 되어주었습니다』
송 신부는 『현재 교구에서 지속되고 있는 예비 신학생 모임이 성소에 뜻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성직자, 수도자의 꿈을 키우는 하나의 훌륭한 창구 노릇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한다.
『물질주의 이기주의 세속화 되어 있는 사회 흐름 안에서 10대들은 올바른 정체성을 갖기가 어렵고 더욱이 성소의 꿈을 계속 유지해 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신모임은 그러한 처지의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소관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한 후 특히 부제 때에는 성소자들의 집을 가정방문하는 등 무척 열심히 성소자 지도활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는 송 신부는 『그때 지도했던 학생들 상당수가 현재 신부 수사가 되어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송 신부는 자신의 경험과 본당 사목생활 등에서 나온 체험을 통해 성소의 꿈은 어렸을 적부터 키워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우리 본당의 경우 예비 신학생 대부분은 복사단이나 복사단 자모회 등을 통해 발굴되었습니다. 이것은 어릴 적부터 성소에 대한 개념이 막연하게나마 이뤄져야 구체적인 사제 수도자 지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신부님 수녀님에 대한 동경은 성소를 가지게 되는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송 신부는 가정이 성소의 못자리이며 훌륭한 가정이 많아야 성소자가 많이 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훌륭한 본당 공동체 역시 영육이 건강한 성직자 수도자를 배출할 수 있다고 덧붙인 송 신부는 『가정과 본당의 적극적인 성소계발 의식과 성직자 수도자에 대한 신자들의 신뢰 애정은 성소자 양성에 무척 필요한 요건』이라고 밝혔다.
신학교 생활 10년에 비해 사제 서품 후 10년은 너무나 빨리 지나버린 듯한 느낌이라는 송 신부. 앞으로 대중매체 영상기법을 도입한 강론 프로그램 등을 만들고 싶다는 송 신부는 사제 서품 때의 기념성구처럼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아가는 것이 사제생활의 좌우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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