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및 의의
지난 3월28일 반포된 교황 권고 「축성생활(Vita Consecrata)」은 1994년 10월 「교회의 세상 안에서의 축성생활과 그 사명」을 주제로 개최된 제9차 세계 주교 시노드(대의원 회의)의 후속문헌이다. 시노드 후속문헌이란 세계 각국 주교회의에서 선출돼 참석한 주교 대의원들이 한달 동안의 회의 내용을 종합해 교황에게 제출한 건의안들에 대한 교황의 응답으로 하나의 시노드 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축성생활」(전통적으로 수도생활보다 광범위한 범주를 포함한다)을 하는 이들은 희망적인 자극으로 점철된 시대를 살고 있다. 오래된 수도회들은 창설자의 카리스마에 비추어 새로운 도전들에 대응하여 자신들을 쇄신하고 있는가 하면 새로운 형태의 축성생활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이러한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제기됐고, 교황 권고 「축성생활」은 평신도에 대해 다룬 1987년 제7차 주교 시노드의 후속 문헌인 교황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1988년 반포)과 사제에 대해 다룬 1990년 제8차 주교 시노드의 후속문헌인 교황 권고 「현대의 사제 양성」(1992년 반포)과 더불어 교회 안의 세가지 기본적인 생활 신분에 대한 시노드 후속 교황 문헌 시리즈를 완결짓는 것이다.
제9차 주교 시노드를 위해서 한국 교회는 대의원으로 참석한 강우일 주교와 남녀 수도 장상연합회가 주축이 되어 축성생할에 대해 수도자 뿐만아니라 평신도와 성직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성실히 준비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교황께서는 지난 3월26일 사도좌 정기 방문 중인 한국 주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이 문헌의 반포 일자를 구체적으로 예고하시고 한국 주교단과 한국의 남녀 수도자들에게 이 문헌을 「사랑과 신뢰와 기대의 징표」로 맡기신 바 있다. 그런 만큼 이제 한국교회는 이 문헌이 소기의 결실을 맺도록 성실히 노력함으로써 구세사의 현시점에서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에 더욱 효과적으로 부응해야 할 특별한 사명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문헌은 서론, 3개장 및 결론으로 구성되어 1백12개 항으로 짜여져 있다.
서론(1~3항)
여기서 교황은 우선 『축성생활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성령을 통해 당신의 교회에 주시는 은혜이며』(1항) 『교회의 사명을 위한 결정적 요소로서 교회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3항)고 밝힌다.
교황은 이어 축성생활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지만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 안에서 온 인류를 사랑하기 위해 자신을 철저하게 바친다는 선택의 본질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동정녀회, 관상회, 사도적 수도생활, 재속회, 사도생활단 등 여러 형태의 축성생활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축성생활의 의의에 대해 설명한다.
교황은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 생활의 쇄신 과정에서 축성생활도 희망과 새로운 실험의 시기와 아울러 긴장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왔음을 지적하고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결코 좌절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더욱 새로운 열의를 가지고 투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교회는 쇄신되고 활성화된 축성생활의 영적이요 사도적인 공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13항).
이에 교황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들이 축성생활을 더욱 잘 이해하도록 하고 축성생활을 하는 이들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도전들을 영적이고 사도적으로 대응하도록』(13항) 격려하는데 이 문헌의 목적이 있음을 밝힌다.
교황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 축성생활의 세 측면, 즉 축성, 친교 및 사명에 대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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