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수학여행을 다녀간 전주의 모 고등학생이 팩스로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왔다.
『수녀님, 저는 아름다운 제주 풍경과 깨끗한 시설, 자유로운 분위기가 넘치던 젊음의 집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사실 처음 그 곳에 도착했을 때는 좀 실망했어요. 선배들로부터 저녁시간에는 쇼핑하면서 당구장이나 호프집에도 가고 노래방에서 타 학교 학생들과 미팅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곳은 산속이잖아요. 「에이 재미 없겠어!」라고 친구들이 투덜거렸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낮에는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관광하고 저녁에는 노래방 축제와 반별 장기자랑, 실내 캠프화이어 등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의 젊음을 맘껏 발휘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신나게 놀아 본 적이 별로 없어요.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한밤중에 친구들과 어울려 한 잔하는 기회가 없어도 정말 추억에 남는 수학 여행이었어요』. 그 학생의 편지는 나를 무척이나 기쁘게 하였다.
그 학교 학생들도 파도가 너무 세어 목포에서 하룻밤 여장을 풀었다가, 하루 늦게 젊음의 집에 도착했었다. 조금 피곤한 기색들이어서 그날 예정된 저녁 프로그램을 취소할 생각이었으나 학생들을 몹시 사랑하는 한 선생님의 욕심(?)에 모든 교육이 그대로 진행되었다. 젊기 때문에 쉽게 피로를 회복한 학생들은 이시돌 목장에서 담임선생님들과 하나되어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며 추억을 만들기에 바빴다.
특별활동의 일환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유적지를 돌아보며 친구들과 우정도 나누고 사제지간의 사랑도 키우는 수학여행!
『수학여행 문제점이 많아요. 이건 수학여행이 아니라 방종이에요. 여행동안 함께 모여 교육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생들 생활지도가 어려워요』. X세대라 할 수 있는 청소년들과 수학여행을 다녀온 한 선생님의 말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수학여행 동안 술과 담배를 피워보는 첫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낮에는 버스에서 잠을 잔다.
모든 관광지에 전 학년이 모여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갖춘 청소년 숙박시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수학여행이 보다 건전한 예방 교육환경 속에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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