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민중화(?)를 선언, 한국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서울 발레 씨어터 단장 김인희(크리스티나ㆍ34)씨와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야곱ㆍ38)부부는 우리 문화계에 보기 드문 젊은 예술가다.
지난해 2월 한국 최초의 민간 발레단을 창단, 주목받은 바 있는 이들은 지금「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클래식 문화를 대변, 고급문화 영역으로 우리나라에 인식된 발레를 소외 받는 계층을 포함, 대중들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외공연을 기획하고 있는 이들은 이미 지난 3월 14일부터 한 달 동안 문화예술회관 서울 두레 초청 장기공연(40회)을 통해 한국 무용사상 최초의 장기공연 성공과 발레의 대중화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단장 김인희씨는『연극도 아닌 발레를 40회 공연하기는 어쩌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며『발레가 대중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 이번 공연의 큰 성과』라며 흥분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 발레 씨어터는 이밖에도 오는 5월 3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아틀랜타 발레단과 아틀랜타 올림픽 성공기원 합동공연을 개최하고 6월 27일부터 30일까지는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2회 정기공연을 마련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아틀랜타 발레단에는 서울 발레 씨어터의 창단 맴버인 최광석과 김혜영씨가 수석 무용수로 속해 있다.
지난해 문예회관 대극장에서의 창단공연시 전회 입석까지 매진기록을 했던 서울 발레 씨어터는 철저히 창작 무용을 선호한다. 여러 가지 입지조건이 맞지 않는 가운데서도 민간 발레단을 창단한 이유도 김인희씨의 남편 제임스 전의 창작에 대한 열의 때문이라고 밝히듯 이 극단의 작품들은 현실참여적이고 시대풍자적인 것이 주류를 이룬다.
김인희씨는『발레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급문화라는 선입견을 바꾸고 싶다』고 강조하면서『경제적 어려움을 비롯 국가에서 지원하는 발레단과는 비교도 안되는 어려움이 많지만 함께 하는 대부분의 단원들과 우리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팬들이 있는 한 열심히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미국 쥴리어드 예술대학을 졸업한 제임스 전과 김인희씨가 유니버설 발레단에 속해있던 87년 만나「결혼 후 발레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하나로 부부가 된 이들은 부부이기 보다 예술가적 쟁이기질로 똘똘 뭉친 동료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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