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이가 있는 집에는 대부분 장난감들이 가득하다. 자식들을 위해 쏟는 젊은 부모들의 관심도 장난감의 양만큼 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렸을때는 장난감이 방 안 가득히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저 친구와 모여서 마당에서 흙, 나무토막, 돌멩이, 풀잎, 꽃잎 등으로 놀았거나 집안에서 종이나 헝겊으로 인형과 물건들을 만들었던 것이 요즘 어린이들의 장난감 놀이에 해당되었다. 우리들의 놀이감은 다른 집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가 만든 유일한 것일 때가 많았다.
요즘은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어디를 가도 똑같다. 공룡, 바비인형, 자동차, 베트맨, 총 등등. 대중매체와 대량생산의 덕택(?)으로 어린이들의 장난감에 대한 욕구는 대단히 강하고 또 세분화 되었으며 큰 어려움 없이 충족되어지고 있다. 그 대신에 욕구 만족은 짧고 새로운 것을 원한다. 어린이들은 친구집에서도 그들의 것과 똑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되니 쉽게 재미를 잃어버린다.
장난감은 많은데 질 좋은 것이 드문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장난감의 색과 조립이 엉망인 것이 많아서 어린이들의 감각과 지능발달을 오히려 막고 있다. 열쇠는 있으나 열 수 없는 자동차나 집들, 그 외에도 바비인형의 변천사를 보면 인형제작자인 어른들이 얼마나 어린이들의 정신과 영혼을 중독증세로 이끌고 가는지를 알 수 있다. 부모들은 어린이의 정서적 · 지적 계발에 기여하는 장난감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된다.
나는 부모들이 장난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자주 해본다. 아버지는 아이들과 함께 나무들을 다듬어서 자동차를 제작할 수 있고, 어머니 혼자서 시간이 모자라면 이웃집 어머니들과 모여서 장난감을 만들 수도 있다.
여성강좌가 넘치도록 많은데, 장난감을 만드는 주부모임은 왜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는 대학생들도 장난감, 악기 등을 만드는 동아리를 조직하면 그것이 바로 유아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여기에 어린이들도 참여하면 더욱 기발한 생각들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만든 장난감들을 어린이들에게 빌려주거나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폐품을 이용하여 만든 장난감은 예술작품이 될 수 있고, 그것을 만들 때의 기쁨은 복제 장난감에 대한 짧은 만족에 비할 바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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