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2월1일자
1929년 조선 천주교회 신자 총수는 10만명하고 7천명이 조금 넘었다.
정확한 수치로는 10만7천7백38명. 1930년 2월1일자 천주교회보는 1929년 5월 현재 교우 총수가 10만7천7백38명이라고 밝힌 조선 천주교 공교회 현황을 신문 맨 뒷면 1/3의 크기로 전재하고 있다. 27년 천주교회보 창간 이후 조선천주교 전체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통계표는 그때 처음 등장했다.
통계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당시의 교계 상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31년 설정된 조선대목구가 1911년 서울대목구와 대구대목구로 분할 설정되었고 통계표가 작성된 1929년 당시는 서울대묵구에서 분리해 나간 원산교구, 평양교구, 연길교구를 포함, 조선 천주교회는 모두 5개 교구로 나뉘어져 사목되고 있었다.
우선 교구별 신자수를 알아보자. 서울대교구의 전신인 경성교구가 4만9천5백40명으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필두로 대구교구가 3만6천1백36명, 원산교구가 2천9백22명, 평양교구가 6천8백83명, 그리고 연길교구가 1만2천2백57명의 신자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본당보다 공소가 월등히 많았던 시기라 당시 통계표에는 공소의 남녀 회장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여회장의 경우 경성교구가 83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전부라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경성교구를 제외하고 여타 교구에서는 여자 공소회장이 수치상으로 볼 때 전혀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내용은 냉담자 수. 10만명을 약간 넘어선 신자 총수에 냉담자 총수는 3천65명으로 나타나 있다. 이 냉담자 수는 경성교구 1천6백90명과 대구교구 1천3백75명을 합한 수치로 나머지 교구에서는 냉담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의 통신수단 상황으로 미루어 본다면 미처 종합되지 못했을 가능성과 더불어 「진짜로」냉담자가 없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어쨋거나 1929년의 이 통계표를 최근 발표된 1995년 교세 통계표와 비교 분석하는 작업은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지난 4월 25일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는 1995년 12월31일 현재 한국 천주교회 신자 총수는 3백45만여 명이라고 발표했다. 대략만 계산해 보아도 지난 66년 동안 한국 천주교회 신자수는 약 30배가 늘어났음을 알 수가 있다. 어디 그 뿐인가. 3명이었던 주교는 추기경1명을 포함 95년 현재 21명으로 늘어났으며 1백46명이었던 신부는 2천3백90명이 되었다.
아직 미미하기만 하던 당시 교세에 비해 교회의 대 사회적 역할은 참으로 컸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1926년에 경성에서 문을 연 성모병원을 필두로 경성에 두 곳, 원산과 연길에 각각 두 곳, 그리고 평양에 3곳 등이 「시약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고 활발한 대 사회 자선활동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특별히 마음을 쏟아야 할 대목은 다름아닌 냉담자 부분인것 같다. 29년 당시 10만여 명의 신자에 3천여 명의 냉담자라면 전체 신자대비 냉담 비률로는 3%쯤이 된다. 이는 무려 27%에 달하는 냉담률을 「자랑하는」오늘의 현실 속에서 보면 참으로 부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오늘 우리 교회의 고민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7%라는 냉담률에 더해 35%에 머물고 있는 주일미사 참례율이 그것이다. 집이 커지면 관리비가 많이 들게 마련이다. 손가락 사이로 신자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촘촘하고 단단한 그물을 치기위해선 그물값도 필요하고 관리비 역시 보다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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