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자는 노환이나 병으로 거동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자주 영성체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한국지역교회법 제83조 1항)
효도(孝道)란 효(孝)의 길(道)을 의미하므로 자녀가 마땅히 부모님에게 해야 하는 도리(道理)를 말한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서 첫째, 부모님을 존경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존경한다고 하는 것은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서 자녀가 부모님께 무조건적으로 존경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만으로도 부모님은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한 것이다.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자녀한테는 누가 뭐라 해도 그들을 있게 한 분들이기 때문이다. 둘째, 집안의 명예를 높이는 것이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생활 성장하고, 부모님의 뜻을 어기지 않으며, 맡은바 일에 전심전력하여 가정이나 사회에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여 이름을 높여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케 하는 것이다. 셋째, 부모님을 물질적으로 봉양하는 것이다. 노인이 되면 의식주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여건조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자녀가 어렵다 하더라도 부모님에 대한 봉양에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효도(孝道)를 백행(百行)의 근본으로 여겼던 우리는 어려서부터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을 가장 큰 미덕으로 생각해 왔고 어른을 공경하는 기본적인 질서가 가정과 사회의 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서구화의 영향으로 핵가족화 되면서 부모를 친견(親見)할 기회가 적어지고, 세대간의 문화 차이로 어른 공경이나 효가 합리적인 소통구조의 장애물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의 하나로 치부(置簿)되고, 구시대적 유물로 전락되고 말았다.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는 장자(長子)가 당연히 부모를 모시던 시대가 이젠 각기 세대별로 자신의 살아갈 길을 열어야 하는 현실로 바뀌면서 과연 우리가정에서 효(孝)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십계명 중 인간들이 지켜야 할 가장 큰 계명이 ‘부모에게 효도하여라’라는 4계명이다. 그만큼 인간이 하느님을 섬기는 데 있어서 지켜야 할 가장 큰 덕목인 것이다. 부모는 자녀들의 영혼과 육신을 돌보고, 자녀는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윗사람도 공경하며 사랑해야 한다. 또한 부모는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고 모범으로 자녀들을 가르치며, 신앙을 굳게 하고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잘못을 사랑으로 고치도록 해야 한다(에페 6, 4). 특히 부모는 자녀에 대한 신앙 교육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자녀들은 가정의 산 구성원으로 그들 나름대로 부모들의 성화에 이바지하며, 감사하는 마음과 효심과 신뢰로써 부모에게 받은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역경에 처하거나 노후의 고독 중에 있을 때, 자녀답게 봉양해야 한다(사목 헌장 48항 참조).
예비자들을 교육할 때 십계명을 가르치면서 부모를 공경하지 못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지 못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자격이 없다고 가르친 적이 있다. 부모를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기 때문이기에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며 부모가 바로 눈에 보이는 하느님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는 자녀들이 자기 부모를 외면하거나 공경하지 못한다면 신앙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자신의 존재를 잊지 않는 것은 덕행의 근본이며 신앙의 바탕이다. 신앙의 가정 안에서는 진정한 ‘효’가 무엇인지를 잘 가르쳐 가정의 질서를 확립하고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이 곧 하느님을 섬기는 지름길임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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