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대 교구장이 탄생했다. 교구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제2대 교구장 김남수 주교가 은퇴함에 따라 1996년 주교서품을 받고 부주교가 됐던 최덕기 주교가 교구장에 올랐다.
가톨릭신문은 1997년 6월 8일자 ‘김남수 주교 수원교구장 사임’, 6월 15일자 ‘최덕기 주교, 교구장 승계’와 ‘수원교구장 승계한 최덕기 주교 인터뷰’, 10월 5일자 ‘최덕기 주교 수원교구장 착좌’기사와 화보 를 통해 당시의 긴박했던 소식을 연이어 실었다.
전임 교구장 김남수 주교는 만 75세가 되자 교구장직에 대한 사임의 뜻을 교황청에 밝혀 사임 허락을 받았다. 당시 김남수 주교의 은퇴는 대구대교구 서정길 대주교, 마산교구 장병화 주교에 이은 국내에서 세 번째로 이뤄진 교구장 정년제에 의해 교구장직을 사임하는 경우에 해당했다.
교구장좌가 공석이 되자 15개월 동안 김남수 주교를 도와 교구를 이끌어 온 최덕기 부주교가 교구장을 승계했으며, 9월 25일 신·구교구장 이·취임식을 거행한 것이다. 승계 후 가톨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덕기 주교는 이렇게 말했다.
“교구장으로서의 무거운 중책을 잘 수행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주교가 무엇인지, 교구장이 무엇인지 항상 반문하면서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갈 생각입니다.”
최 주교는 급성장하고 있는 수원교구가 본당 분할 문제와 냉담교우 문제, 신앙과 생활의 이원화 문제, 통일사목 준비 문제 등에 있어 많은 과제를 갖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복음화국을 중심으로 하는 교구청 직제개편 단행과 소공동체 복음화운동, 통일기금 조성 등을 통해 다가오는 도전에 대한 극복의지를 밝혔다.
9월 25일, 김수환 추기경과 교황대사 모란디니 대주교, 초대 수원교구장 윤공희 대주교 등 주교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좌식과 이·취임식이 이뤄졌다. 신임 최덕기 교구장은 취임사를 통해 ‘십자가를 보고 물러서지 않는 마음으로 다함께 밝은 미래를 건설해 나가자’고 청했다. 교구의 또 다른 미래가 다가오고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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