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교황 베네딕토 16세의 23~28일 멕시코와 쿠바 방문은 상대적으로 짧은 여정이지만 보편교회 전체와 관련되는 중요한 사목적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황은 순방 첫날인 23일 오후 늦게 멕시코 중부 지역의 레옹에 도착한 뒤, 본격적인 순방 일정은 24일 멕시코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예방에서 시작된다. 교황은 이어 25일 멕시코와 남미 주교단과 레옹대성당에서 저녁 기도회를 거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주제로 열린 2007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순방 당시 제기한 사목적 과제들을 지적하고, 교회 지도자들이 당파적 정치 활동에 개입하지 않는 선에서 빈곤과 억압에 저항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특히 이 자리에서 토속 종교 전통 요소들을 가톨릭 신앙에 무분별하게 도입함으로써 우려를 불러오고 있는 혼합주의의 위험에 대해 경고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지난 11월 서아프리카 베냉 순방에서도 이같은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멕시코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매우 강력한 세속적, 종교적 전통들이 서로 혼합돼 있는데, 이는 어떤 면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의 주제이기도 한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풍요로운 토양이 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교황은 순방 나흘째인 26일 쿠바를 방문하게 되는데, 사실상 어떤 의미에서 쿠바는 멕시코의 사목적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쿠바는 상대적으로 가톨릭교회와 정부가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심지어 1960년대 공산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여전히 쿠바는 교황청과의 외교 관계가 단절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쿠바의 종교적 환경은 다른 남미 국가들보다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교회 통계에 의하면 쿠바 전체 인구 1100만 명 중 약 2.5%가 가톨릭 신자로 집계되고 있는데, 그나마 이 정도도 지난 1998년 교항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이후 급격한 신자 증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쿠바교회는 사실상 매우 제한된 종교 활동만 가능한데, 새로운 성당을 건축하거나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수도 아바나대교구장인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을 비롯한 쿠바 주교들이 지난 2010년 무려 100여 명에 달하는 정치범들의 석방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함으로써 정부의 교회 당국과 권위에 대한 존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교황은 이번 순방, 특히 27일 예정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만남에서 쿠바의 종교와 정치적 자유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교황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만남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공식 일정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크게 기대되고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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