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20, 11~18 마태28, 9~10 마르16,10
예수의 부활 후 발현사실들을 복음서와 사도 바오로가 보고한 것을 종합하여 건수대로 나열하면 모두 11번이 된다.
①막달라의 마리아와 부인들에게(요한20,11~18 마태28, 9~10) ②베드로에게(루가24,34 고린전15,5) ③엠마오 길에서 두 제자에게 (루가24,13~31 마르16,12) ④부활날 저녁식사에 모인 제자들에게(루가24,36 마르16,14 요한20,19) ⑤일주일 후 토마와 함께 제자들에게(요한20,24~29) ⑥갈릴래아산에서 제자들에게(마태28,16~20) ⑦티베리아 호수가에서 제자들에게(요한21,1~14) ⑧야고보에게(고린전15,7) ⑨승천하실 때 베다니아 근처에서 제자들에게(사도1,6~9 루가24,50~51) ⑩5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고린전15,6) ⑪바오로에게(고린전15,8 사 도 9,3~8; 22,6~11; 26,12~18 참조).
자, 이제 복음서를 따라 예수의 발현사실들을 하나씩 짚어보기로 하자.
막달라의 마리아는 베드로와 다른 제자 요한에게 무덤에서 본 일을 보고하고 두 제자를 따라 무덤에 다시 왔다. 두 제자는 빈 무덤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마리아는 그대로 무덤에 남아 있었다. 마리아는 무덤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누군가가 예수의 시체를 훔쳐갔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예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마음이 아플 따름이었다.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마리아는 무덤 속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보았다. 그랬더니 어둠속에 두 사람이 예수의 시체가 놓였던 석대에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천사였다. 마리아는 이들이 예수의 시체를 가져간 사람들인 줄 알았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공손한 말로 『부인, 왜 울고 계십니까?』라고 물었다. 마리아는 겁도 없이 『누군가가 제 주님을 가져갔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무심코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밖에 또 하나의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주님이신 예수였는데 마리아는 그를 동산지기인줄만 알았다. 그는 마리아에게 말했다. 『부인, 왜 울고 있소, 누구를 찾고 있소?』마리아는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오로지 주님의 시체에만 생각이 쏠려있었다. 그래서 말하였다. 『아저씨, 아저씨가 시체를 가져갔으면 어디에 치웠는지 알려 주십시오. 내가 그 시체를 모시겠습니다.』
마리아는 주님의 시체가 혹시나 불경스럽게 내팽개쳐지지나 않았을까 그것이 걱정이었다. 주님은 평소에 부르시던 사랑스러운 호칭으로 『마리아…』하고 부르셨다. 이 낯익은 목소리에 마리아는 몸을 홱 돌렸다. 그리고 주님을 알아보았다. 마리아의 입에서 튀어나온 첫 마디는 『라뽀니』였다. 스승이란 뜻의 히브리말이다. 마리아는 본능적으로 예수의 발밑에 엎드려 두 손으로 발을 부둥켜 잡고 입 맞추려 하였다.
이 행동에 대해서는 복음서에서 요한이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마리아의 기질과 상황으로 보아(루가7,38 대목81) 그렇게 하고도 남았음직하다.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부인들이 빈 무덤을 뒤로 하고 급히 달려가던 길에서 주님을 만났다. 그때 주님은 『안녕』이란 말로 인사하였다. 부인들은 가까이 가서 주님의 발밑에 엎드려 발을 얼싸안았다. 주님은 그들에게 『무서워 말라』라고 말씀하셨다. 요한 복음서에서는 마리아에게 『나에게 매달리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이 두 발현의 상황이 서로 다르게 기술되어 있어서 부인들에게 따로, 마리아에게 따로 나타나신 것 같이 보이지만 앞서도 말한 것처럼(대목 372)부활하시던 아침 모두 같이 행동하였다. 다만 요한은 자기 어머니 살로메(대목 33, 99 참조)까지 끼어있는 부인들 그룹을 모두 뒷전에 두고 오직 막달라의 마리아만 예수의 부활현장에 등장시키고 있을 뿐이다.
예수께서 여자들에게 하신 말씀의 골자는 어서 형제들에게 가서 당신의 부활사실을 알리라는 것이었다.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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