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사당동본당 박기호 신부가「못다 부른 님의 노래」(빛두레 출판사)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발행, 전국의 사제 수도자들에게 제공하는 주보「빛두레」에「쉐마」(들으라)란 제목으로 지난 93년 10월17일부터 95년 9월3일까지 근 2년 동안 연재됐던 글을 모은 것이다.
박 신부는『루가복음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복음으로 물질적 풍요와 다수 이기주의 시대로 치닫고 있는 현대에서 교회가 지향할 바를 가르쳐 주는 복음』이라고 전제하면서『루가복음에 대한 묵상을 동료들과 나누기 위해 집필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올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제목「못다 부른 님의 노래」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느님의 구원사업이 계속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 나라 건설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상징하고 있다.
박 신부는『우리 교회는 구체적인 실재인 하느님 나라의 건설보다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성사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복음이 역사화되지 못하고 있다』며『그렇기 때문에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교회는 세상에서 즉 역사 안에서 그분이 구원자이심을 증거해야 될 사명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내용 역시 한국 사회의 여러 현상을 역사적 토대를 바탕으로 성서구절을 묵상하고 있다. 마리아가 처녀의 몸으로 구세주를 잉태한 사건(루가1,26∼38)을 마리아의 역사에 대한 투신으로, 마리아 즈가리아 시므온의 노래(루가1,46∼55, 68∼79: 2,29∼32)를 희망과 신뢰의 민중민요로 바라보는 박 신부의 글에는 강한 예언자적 소명을 실천하려는 한 사제의 강한 열정이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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