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모임 이름도 없이, 정해진 대표도 없이 자발적으로 모여 5년여째 대중매체 포럼을 열고 있는 어머니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청담동ㆍ 압구정동본당 등 강남지역 신자 어머니들의 대중매체 토론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매월 둘째 수요일 마다 서적 영화 TV 등의 소재를 가지고 두시간가량 이야기장을 마련한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대중 영상매체들 안에서 어떤 것이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것인지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인지 분별력과 판단력을 길러주는 것 같습니다. 작은 구성원이지만 개개인이 매체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가지면 결국 전체가 바르게 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2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9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5년전 압구정본당 반장교육이 계기가 돼 출발했다. 본당에서 어머니들의 독서토론 모임을 제안했고 이 때 독서를 즐기는 어머니들이 자연스럽게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본당을 초월, 지역 신자 어머니들이 길게는 5년 짦게는 2년의 포럼 경력(?)을 가지고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성 바오로딸회 김 에반젤리나 수녀가 포럼을 함께 하며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 모임이 눈길을 끄는 것은 대중 매체 수용자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주부」「어머니」들이 5년 동안 지속적으로 매체 수용과 관련된 모임을 자발적으로 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곳에서도 어머니 독서토론 등이 열리고 있지만 꾸준히 지속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이 모임은 거의 자생적으로 생겨 오랜기간 대중매체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의견을 모은다는 면에서 어머니 대중매체 포럼, 나아가 감시기구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년여 넘게 이 모임을 함께 해온 김 에반젤리나 수녀가 들려주는 평이다. 김 수녀는「어머니들이 좋은 책을 보고 양질의 비디오를 선택할 수 있고 TV프로그램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가정은 물론 이웃에도 그같은 의식이 확산될 수 있다」며「어머니들이야 말로 가장 가능성있는 대중매체 감시자들」이라고 덧불여 설명했다.
참석률이 거의 1백%일만큼 모임 구성원 모두 열성과 성의를 갖고 참석한다. 그만큼 주제 논의도 활발하다. 책에 대한 비평은 물론 TV프로그램의 선정적 문제, 최근에는 서태지 열풍에 대해 집중 토론을 가지기도 했다. 그간 모임을 통해 다뤄진 서적만 해도 40여 권 정도.
최근 들어 이 모임의 어머니들은 느낌을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나눔 봉사활동도 병행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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