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9일은 제30차 홍보주일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발표했던「여성들에게 보내는 서한」내용과 관련 이번 홍보주일 주제를「대중매체,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을 위한 현대의 광장」으로 설정, 대중매체 속에 나타나는 여성의 착취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여성들이 성적도구로 고정화되고 있는 현상을 포함한 대중매체의 역기능을 생각해보는「대중매체 역기능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마련한다.
더불어 홍보매체 1백년 시대를 바라보는 한국교회 안에서 홍보매체의 현황은 어떠하며 그 발전 방향은 어떻게 전망해 볼 수 있는지 알아보는「교회 홍보매체 현황, 반성과 전망」을 준비한다.
「여자가 어디서 게걸거려?」「여자들은 그래, 천박하고 속물스러워」「장손이 경솔하고 경박해. 무슨 입이 그렇게 싸」(KBS 2TV 목욕탕집 남자들 중)
「나하고 결혼하고 싶으면 꽉 쥐어살 각오를 하든가」(MBC TV 아파트 중).
이상의 내용들은 한국여성 민우회 고용평등 추진본부 모니터 단체가 최근의 KBS MBC 주말 TV 드라마 내용 중 여성을 비하하거나 우습게 여기는 남성 우월적이고 남아선호 사상이 확연히 드러나는 성차별적 대사들이다.
91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가구당 일년에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은 무려 3개월에 육박한다. 싫든 좋든 간에 하루의 많은 시간을 매스미디어와 접하는 대다수 사람들은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암암리에 우리의 가치관을 전도시킨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앞서 언급된 한국 여성민우회 고용평등 추진본부 모니터 단체의 지적대로 대중매체 속에 그려지는 여성들의 모습은 드라마 작가들이나 프로그램 제작자들에 의해 그 고유의 존엄성과 역할이 부정되거나 왜곡되고 남성들의 쾌락이나 권력의 욕망을 채워주는 대상물로 취급되고 있다. 문제는 텔레비전이 항상 곁에 있기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은 TV가 마치 우리의 생활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고 방영된 내용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매스미디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수용자 자세를 획일화 시키는 것」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가치관의 전도와 물질만능 현상의 조장도 큰 문제라고 우려하고 있다.
가치관 전도와 물질만능 현상 조장은 비인간화 현상을 초래한다는데 보다 큰 심각성을 가지고 있다.
한 매스컴 학자는『21세기에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는 환경문제와 바로 매스컴으로 인한 인간성 오염문제』라고 밝히면서『사람들이 대중매체로부터 오염되고 가치관이 파괴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수용자들은 조직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 이 같은 대중매체 악영향에 맞설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제2의 신」이라 불리기도 하는 매스컴, 특히 교회가 그 역기능을 걸러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일단 매스미디어에 그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수용자에서 탈피, 적극적인 자세로 프로그램을 선별하고 취사선택하는 수용자 자질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이것은 바로 미디어 교육으로 연결된다. 체계적 조직적 교육을 수용자들의 의식을 계발, 스스로 매스미디어를 이해하고 선별하여 자신이 보고자 하는 내용을 취사 선택할 수 있는 적극적인 수용자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회는 교회가 가르치는 가치관과 매스컴이 흐를 수 있는 가치관의 방향이 상반될 가능성이 크다는 면에서도 미디어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TV의 스위치를 꺼버리는 것으로, 피해버리는 것으로 미디어 문제를 대처해 나가는 것은 점차 첨예화되고 있는 정보화 시대에 있어 비효과적이고 비현실적 대처방안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 교육은 어느 계층보다 많은 시간을 영상매체와 접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더욱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교회내 미디어 교육 방안은 사목자 수도자 교리교사 등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한 교육과 자녀교육의 담당자인 주부신자 교육, 어린이 청소년 교육과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등으로 제안되고 있다.
교육방법은 일회적 교육보다 그룹별 토의와 실습교육을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원장=김보록 신부)가 9월부터 실시하는 6개월 과정의「청소년 전문학교」경우 매스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지도자 교육과정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 차원서 대중매체의 역기능을 거스를 수 있는 방안은 교회정신에 입각한 양질의 교양프로그램을 제작이나 관련 제작단체들을 조직적으로 지원, 인력을 양성하고 기존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는 선교를 위한 교회의 효과적 미디어 활용방법으로도 제시될 수 있다.
이밖에 본당 지역별 지속적 소그룹 모니터링 작업도 대중매체 역기능에 대처키 위해 적극 모색돼야 할 부분이다.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 박경석 수사는『교회 입장에서 볼 때 대중매체의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순화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며 그에 앞서 각 프로그램들을 분석하고 복음적으로 풀이해주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며『이 같은 작업을 위해서는 먼저 대중매체를 이해하고 인식을 높이는 작업이 교회전반에서 적극적으로 시급히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회 홍보매체 현황, 반성과 전망
정보 홍수에도 신자들 관심”제자리”
홍보매체 적극적인 지원 배려 미홉
매체 정기 구독률 절반에도 못미쳐
교회가 현대사회에서 홍보매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홍보주일을 정해 기념하기 시작한지 30년이 됐다. 그러나 90주년, 70주년을 각각 맞는 경향잡지나 가톨릭신문과 같이 전통 있는 매체를 보유한 교회지만 교회 홍보매체를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신자는 전체의 절반이 채 못된다. 일반 신문, 방송은 1백% 시청, 구독하고 있으면서 교회 매체에 대해서는 이처럼 소홀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활성화의 전망은 과연 없는가?
지난 93년 성바오로딸 수도회에서「야곱의 우물」창간을 위한 기초조사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교회 정기간행물의 구독 경험이 전혀 없는 신자들이 27. 1%로 집계돼 신자 열명중 일곱명은 한번쯤 교회매체를 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톨릭신문사가 지난 87년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조사 보고서에 나타난 46.7%에 비하면 신자들의 교회매체 이용률이 매우 높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중「현재 구독 중」이라는 신자는 불과 23.5%, 정기구독이 아니라「필요할 때 사서 본다」는 응답이 30.7%라는 점은 전혀 상황이 호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후 3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정도에서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교회 홍보매체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다양화됐다. 우선 평화방송 케이블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이 있고 신문으로서는 일간지 매일신문과 주간신문으로 가톨릭신문과 평화신문이 있다. 또 종합적인 신앙교양지에서 성서전문지, 학술지 등 다양한 체계와 내용을 가진 특색있는 잡지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 한국 잡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향잡지와 소년, 교양월간지로 자리잡은 생활성서와 야곱의 우물, 전문연구지에 가까운 사목과 성서와 함께 등이 눈에 띈다. 그외에도 각 교구에서 특색있는 잡지를 다양하게 발간하고 있다.
그러면 이처럼 교회매체가 질과 양 모두에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생활성서」사가 지난 93년 4백6명의 신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중 교회 홍보매체가 안고 있는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응답자들은 평신도의 입장에 대해 배려가 부족하다(44%), 내용이 딱딱하고 어렵다(20%), 폭이 좁고 페쇄적이다(16%), 현실성이 없다(13%)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같은 응답을 통해 볼 때 교회매체가 일반사회의 홍보매체들에 비해 흥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용자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이 덜하다는 점이 구독률 저조의 상당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한국 교회 신자들 스스로 성서를 포함한 교회 매체를 접하려는 열의가 부족한 것도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신문과 잡지, 라디오,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 방송, 나아가 위성방송까지 대중매체의 수와 종류는 엄청나게 확대되어가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양도 그에 비례해 늘어가고 있으며 수용자의 관심도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 홍보매체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매체 종사자들은 끊임없는 지면 쇄신으로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무리 유익한 매체라도 수용자가 없다면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기에 신자 개개인은 물론 교회 전체의 지원과 배려, 특별히 지도층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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