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
어느 한가한 날 예수님의 십자가에 못 세개가 서로 자랑을 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그분의 왼손에 박힌 못이 『확실히 내가 이분에게 박은 못이 가장 고통스러울거야』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른손에 박힌 못이 투덜대면서 『네가 감히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어? 내가 그분의 오른손에 못을 박았는데 그 못자국에서 흘린 피가 제일 양이 많았잖아』라고 하였다. 그러나 발에 박힌 못이 『언쟁은 그만하면 좋겠습니다. 내 못은 그분의 몸무게를 지탱합니다. 그래서 내가 박은 못이 그분에게 제일 큰 고통을 주었을 겁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엉뚱한 목소리가 그 대화에 끼어 들었다. 『잠깐만, 조금만 기다려 보십시오. 내가 그분에게 준 상처는 가장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그 못들은 모두 그 목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 보았다. 거기에는 그분의 옆구리를 찌른 론지누스(Longinus)가 침통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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