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고사가 끝나는 날 오후였다. 학생과에서는 학생들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영화를 단체로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다.
영화관을 꽉 메워 북적대고 있을 학생들을 상상하며 영화를 보러 갔다. 『우리 학교 학생들 많이 왔어요?』『아니오!』영화관 카운터에 앉은 아저씨가 실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영화관에는 몇명의 선생님과 약 7백59명의 학생 중 열댓명의 학생들만이 앉아 있었다. 이것은 오랜만에 다시 학교 울타리 안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는 나에게 어떤 충격(?)을 주었다.
학생들이 왜 이 영화를 보러 오지 않았을까? 예수 그리스도가 십대에게 매력이 없어서일까? 러브스토리나 박진감이 넘치는 다른 영화였다면 많이 왔을까?
영화 관람료가 너무 비싸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었나? 등등 선생님들 간에 의견이 분분했다.
영화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그제서야 귀가하는 학생을 만났다.
『어디 갔다오니?』『농구 경기장에요. 마침 영화관람 시간과 같아서 구경갔어요』『농구를 좋아하니?』『아뇨, 저는 농구선수 △△△를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어요. 경기가 끝나자 그 오빠의 사인을 받았어요』
그 학생은 자기가 말한 농구선수의 사생활과 취미, 신장 등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 했다.
『어떻게 그 △△△라는 농구선수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 어떻게 그의 사생활을 그렇게 소상히 알 수 있지?』. 청소년들 사이에 조금 인기가 있게 되면 십대들이 많이 보는 여러 잡지에 그에 대한 프로필이 주욱 소개된다고 한다.
『농구가 십대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마지막 승부」라는 미니 시리즈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느 선생님의 말이다.
『왜 영화보다 농구를 선택했는지 궁금하구나. 영화 제목이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에?』『아뇨. 「예수 그리스도」라는 영화는 비디오로 출시되면 빌려다 볼 수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 농구선수는 이번 경기가 끝나면 다시는 직접 대면할 수 없잖아요?』
조금은 현실적인(?) 그 학생의 말을 들으며 TV화면속에서 스타(?)들의 오빠부대로 등장하는 십대 소녀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유명한 가수나 농구선수들 보러 파도처럼 밀려드는 청소년들! 그러나 그들이 참으로 찾고 있는 것은 진실한 사랑과 참된 만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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