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진학 성격 이성 성(性)약물남용 상담 무료」, 「진학적성 직업적성 MBTI 검사」.
노량진역 인근 학원가에 위치한 까르딘 상담소(소장=구요비 신부)는 이 같은 상담과 검사 외에도 다음과 같은 표어로 지역 청년들에게 상담터의 개방성(?)을 알린다. 「상담이 절대로 필요없는 분들에게도 언제나 열려있음. VTR 음악 커피 도서준비. 공부가 잘 안되고 따분할때 이용」
이 상담소는 지역 특성상 상담기능 외에 부수적인 사안들도 많이 요구된다. 입시준비를 하고 있는 재수생들의 경우 진로문제 뿐 아니라 공부 틈틈이 그냥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줄 대화상대를 찾고자 상담소를 찾는 경우 등이 더 많기 때문이다.
까르딘 상담소의 상주 상담원 김은숙 수녀(그리스도 성혈 흠숭 수녀회).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소는 전문적 상담 뿐 아니라 열림터의 기능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밝힌 김 수녀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언제든지 와서 쉬기도 하고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리』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어떤 재수생들은 불쑥 상담터를 찾아와 『선생님 얼굴보면 공부가 잘 될 것 같아서 왔다』거나 『그냥 힘들다』등의 얘기를 하고는 잠시 있다가 돌아간다.
최근들어 청소년들의 가출문제가 부쩍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수녀는 교회에서 시급히 그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쉼터는 가출한 아이들의 재가출을 막기 위한 인성프로그램과 상담 휴식이 이루어질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 『얼마 전 쉴 곳이 없겠느냐고 상담실을 찾아온 가출소녀들이 있었어요. 그냥 돌려보낼 수 밖에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가출문제는 가정문제로 야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설혹 부모들에게 발견돼 집에 되돌아 온다 해도 재가출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김 수녀는 아직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교회가 먼저 이 부분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녀는 뜻있는 독지가가 장소만 제공한다면 까르딘 상담소 차원에서 당장 쉼터를 시작할 용의도 있다고 전했다.
『상담실을 찾기만 하면 청소년들의 문제해결은 50%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교회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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