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인천 가톨릭대학교에서 신약 성서학을 강의하는 신교선 신부이다. 이미 이 분은 「예수의 궁극적 희년 선포」와 「예수님의 성서풀이는」이라는 저서를 내었으며 그 밖에도 여러권의 역서와 신약성서에 관한 많은 논문을 집필하였다. 이번에도 「루가가 전하는 예수」라는 대단히 괄목할 만한 좋은 책을 선보이고 있다. 본래 이 안에 담긴 내용물은 1993년 8월부터 월간잡지 「생활성서」의 성서 지상강좌에 2년여에 걸쳐 연재된바 있다.
최초로 쓰여진 마르코 복음서는 기원후 약 70년경에 완성되었고 루가 복음서는 10년후인 약 80년경에 기술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복음서들에 비해 비교적 독자들에게 덜 알려진 루가 복음서의 내용을 살펴보는 일은 유익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복음서의 이끔말을 보면 그 집필 동기가 잘 드러난다. 우선 루가는 마르코 복음서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사도들과 그의 제자들로부터 받은 여러가지 진귀한 예수님에 대한 행적과 사화, 그리고 풍부한 전승자료들을 바탕으로 당시 신앙인들의 영적 갈등을 해결해 주고 그들의 내적 성숙에 도움을 주고 싶은 충동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루가는 아주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새로운 복음서를 집필하게 된 것이다. 마르코 복음서가 나온 지 10년이라는 세월은 그 옛날에도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보다 그 시대를 사는 신앙인들에게 현장감 있고 생생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당시의 모든 자료들을 최대한으로 이용하여 자신의 복음서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루가는 복음서의 집필원칙에 대해 이끔말에서 밝히듯이 모든 일을 그 시초에서부터 면밀히 순서대로 기록하고 싶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점은 루가 복음이 지니는 독특한 성격이다. 예수님에 관한 전승과 사화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전하려는 소명의식에 불타는 루가는 사도들의 가르침이나 교회전승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린채 공동체의 신앙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복음을 집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본 저서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부분은 비록 간단하게 서술되어 있기는 하지만 루가 복음서의 개요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곧 루가의 신원과 직업, 루가의 작품들, 루가 복음서를 읽게 되는 대상, 루가 복음서의 저술연대, 루가 복음의 구조와 체계, 루가 복음의 신학적 특징들을 요약하여 해설하고 있다.
두번째 부분은 전체 본문주해이다. 본문주해는 복음서의 이끔말, 예수의 전사, 길릴래아에서의 복음선포, 예수의 예루살렘 여행기, 예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등 다섯개의 제목하에 순서대로 주해작업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저서의 후미에는 참고문헌을 소개함으로써 루가 복음에 보다 깊이 접근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따뜻한 배려를 하고 있다.
이 저서를 읽으면서 받는 인상은 저자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와 강단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글이 설득력있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복음서의 한 구절 한 구절의 깊은 의미를 전부 전달하면서도 그 논리적인 주해방법과 명쾌한 단어의 선택과 사용이 독자를 일상의 세상사에서 천상행복에로 인도함은 물론이고 뜨거운 감동과 진한 여운을 계속 전해줌으로 하여 희미하게만 알고 있던 성서의 진리와 가르침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참으로 이 시대에 이렇게 훌륭한 저서가 우리들 곁에 와서 자아를 상실해 가고 있는 현대인의 영신적 물음과 무력감을 깨우기 위해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성서를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신앙인, 신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예비 신앙인들, 루가 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진면목을 보기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더할 나위없는 길잡이와 벗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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