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27호로 「벽사」(碧史) 한영숙의 벽사류 춤의 전수자인 한국무용가 정재만 (요셉ㆍ48ㆍ숙명여대)교수와 그의 아들 용진(베드로ㆍ19ㆍ서울 예전 1년)군은 대를 이은 춤꾼이다.
1대 벽사 한성준을 이은 2대 벽사 한영숙에게 벽사춤을 전수받은 3대 벽사 정재만 교수는 그의 아들 용진군에게 지난 3월14일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내림춤판을 통해 춤을 전수했다. 이로써 용진군은 4대 벽사가 됐다.
정재만 교수는 『벽사의 춤을 전수할 수 있는 제자들이 많았지만 아들이 그 역할을 하게 되어 흐뭇하다』고 말하며 『아직은 어리지만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용진이는 앞으로 벽사춤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교수는 『아들이 아닌 춤꾼으로 볼 때 용진이는 단아한 격과 품위가 돋보인다』며 『이번 대물림으로 스승 앞에 한결 떳떳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용진군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어깨너머로 춤을 배워 중학교 1학년때 프랑스 무용공연에서 호돌이로 출연했다. 그는 국악고에서 발레와 현대무용, 사물놀이와 신디사이저까지 두루익힌 재주꾼으로 이름이 났다.
1대 한성준이 우리 춤을 집대성 했다면 2대 한영숙은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3대 정 교수가 이를 국내에 가르치고 보급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4대가 되는 용진군이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해야 된다는 얘기다.
아울러 대를 이어 우리춤을 계승하려는 정용진군은 『아버지의 창작품인 「허튼 살풀이」를 보면 저절로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감동을 받는다』며 『그러나 아버지를 내가 넘어야 할 산이라고 여기고 춤에 정진하겠다』고 야무진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사제가 되기 위해 소신학교에 입학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길을 바꾼 정 교수는 중학교 때부터 춤을 춘 춤꾼이었다. 현재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삼성무용단 단장으로 우리춤을 널리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매주 수요일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에서 「수요춤 열린마당」을 통해 일반인과 친숙하게 지내고 있는 그는 88올림픽 폐회식, 대전 엑스포의 개 폐회식 총안무를 맡은 것으로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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